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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철 "광명성 4호는 지구관측위성…왜 군사도발로 몰아가는가" 불만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영철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취한 건 남한 정부가 먼저 가동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박상권 평화자동차 회장이 28일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20일 평양에서 김영철과 1시간 40분가량 면담을 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박 회장은 통화에서 “김영철이 ‘공단 폐쇄는 남한이 먼저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리니까 우리가 (남한 인력을) 나가라고 한 것이지 우리가 먼저 그런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영철은 지난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한층 강경해진 데 대해서도 “남한이 인공위성 나로호를 발사한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되고 북한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한 것은 왜 무조건 군사 도발로 몰아가느냐”며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김영철이 광명성 4호에 대해서는 ‘미국도 인공위성 일련 번호를 부여했고 지구 상공을 정기적으로 도는 위성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우주 위성상황 등 동향을 관측하고 있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광명성-4호 발사 직후 이 위성에 대해 ‘KMS-4호’라는 이름과 41332라는 고유번호를 붙였다. 미국 항공우주국 등이 관리하는 전세계 위성 일련번호(NSSDC ID)는 광명성 4호에 대해 ‘2016-099A’란 번호를 부여했다.

김영철은 자신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농협 전산망 해킹,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매설 등 각종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서는 “자기는 그런 것(대남 테러) 할 리도 없고 북한 자체가 그런 일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박 회장이 전했다.

박 회장은 또 “김영철이 지난해 12월 숨진 김양건 전 통전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것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본인은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김영철이 통전부장 자리를 물려받은 게 맞느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했다”면서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도 김양건 당시 통전부장과 40분 동안 만난 뒤 김양건의 대남 메시지를 전하는 등 지금까지 200여차례 평양을 왕래한 북한 전문가로 꼽힌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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