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메이저리그 쇼케이스

중앙일보

입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MLB) 쇼케이스가 열렸다.

오승환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입단 후 처음으로 실전 투구를 했다. 타자들을 상대로 25개의 공을 던졌는데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의 첫 피칭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내야수 그렉 가르시아는 "직접 본 오승환의 공은 매우 날카로웠다. 공이 점프하듯이 튀어올랐다. 어떤 공도 평범하게 날아오지 않았다"며 "직구·커터·포크볼·커브·슬라이더 등을 던졌는데 모든 구종이 훌륭했다. 전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왔다"고 말했다. 데릭 릴리퀴스트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는 "오승환의 다양한 구종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오승환의 독특한 투구폼도 화제가 됐다. 오승환은 와인드업에서 왼발을 천천히 내딛으면서 한 박자 느리게 공을 던진다. 이 때 왼발을 착지하기 전 살짝 차주는 동작을 한다. 일본에선 '이중 키킹'이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정상적인 투구폼으로 인정받았다. 가르시아는 "흔히 볼 수 없는 자세다.

오승환의 와이드업에 맞춰 타격 준비를 했는데 예상했던 타이밍에서 공을 던지지 않았다. 그래서 타격 준비를 다시 했다"며 "어느 타자도 그의 투구폼에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 실전 경기에서 굉장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환은 "오랜만에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실전 투구를 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파이리츠 시티에서 훈련 중인 MLB 2년차 강정호(29·피츠버그)는 지난해보다 훨씬 여유있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전 수비 도중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걸려 쓰러졌다. 왼쪽 다리 정강이뼈가 부러졌고 반월판도 파열됐다. 그대로 시즌을 마쳤고, 5개월 동안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강정호는 부상을 괴로워하지 않았다. 그는 "TV에서 (부상) 장면이 자주 나와서 많이 봤다" 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제이슨 스타크 ESPN 기자가 "그 장면을 보는 게 힘들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강정호는 "정말 괜찮다. 내가 다친 장면을 봐도 어떤 고통이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ESPN은 '강정호의 긍정적인 성격이 부상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25일 보도했다.

클린트 허들(59)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가 부상을 당했을 때, 어떤 위로를 해야될지 몰랐다. 힘들고 화가 났을 텐데 절대 내색하지 않더라. 강정호는 항상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강정호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훈련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3루에서 땅볼을 받았고, 실내에서 타격도 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 중인 강정호는 4월 중순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정호는 "앞으로 내 인생에서 수술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새로운 야구 인생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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