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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 발바닥에 오는 오십견, 족저근막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발바닥에 오는 오십견, 족저근막염

중년으로 접어들면 점점 나이를 먹는 것도 서러운데 몸까지 아파오기 시작한다. 일명 ‘오십견’이라는 통증 때문이다. 오십견에는 다양한 증상이 있지만 최근 발바닥이 아픈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이들이 특히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무엇이고,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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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은 이제 중년 여성의 대표 질환처럼 여겨지고 있다. 주변에서 이러한 오십견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고, 치료를 받는 지인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년이면 찾아오는 질환이 어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우리 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발바닥에도 오십견 못지않은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발바닥 통증의 원인이 되는 ‘족저근막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 해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만 해도 무려 18 만 명이다. 또 이 가운데 여성 환자의 비율은 약 60%, 그리고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하였다. 즉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족저근막염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중년 여성으로, 가히 ‘발바닥 오십견’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 하다. 이러한 족저근막염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세건우병원 족부클리닉의 배의정 원장과 함께 알아본다.

중년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이유는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가 원인

에디터가 배의정 원장을 만나기 위해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 있었으니 대기실에 앉은 수십 명의 여성 환자들이 모두 발바닥을 주무르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설명으로 배의정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외형적인 증상보다 통증이 더 무시무시하다. 특히 발을 내디딜 때 마다 욱신거리고, 바늘로 쑤시는 듯한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댁에서 병원으로 오는 동안에도 이미 고통을 감내하며 오셨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배 원장은 “족저근막염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족저근막염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슈화를 위해 주로 하이힐과 연관되어 보도가 되지만 그 외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이유는 매우 많다.

잘못된 보행 습관이나 과체중, 그리고 교사나 서비스직과 같이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 약한 다리 근육이나 평발과 같은 발의 해부학적인 문제 등이 있다”라고 설명하며 “이 중에서도 중년 여성들의 경우 폐경을 전후로 하여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이 변화의 특징은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이로 인해 발의 지방층이 얇아지면서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의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족저근막에 염증을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치료 후 재발이 많은 족저근막염은 난치성 질환?

배의정 원장은 에디터에게 족저근막염에 대한 기사를 위해서는 초음파나 MRI와 같은 영상의학 자료보다 직접 환자를 만나 증상이나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에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진료에 입회하였는데 통증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보다 10명 중 5명, 즉 절반의 환자들이 이미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이렇게 많은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배의정 원장은 “족저근막염 치료에서 가장 성공률이 높은 방법은 변성된 근막을 절개를 통해 직접 보고 수술하는 수술적 치료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는 체외충격파나 스테로이드 및 염증주사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비수술적 치료의 경우 그 치료 성공률은 5~70% 정도로 80% 이상의 수술적 치료에 비해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자주 맞게 되면 족저근막의 급성파열 위험과 뒤꿈치 지방패드 위축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환자들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여전히 비수술적 치료가 더 많이 행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의정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말 그대로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이로 인해 변성된 근막을 정확히 찾아 치료를 해줘야 한다. 수술적 치료의 경우 절개를 통해 변성된 근막을 정확히 찾아 근막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가능하지만, 비수술적 치료의 경우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환자의 통증 호소 부위에 치료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그 치료 효과가 온전히 전달될 수 없으니 치료 성공률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전하면서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성 질환은 아니라고 말을 이어갔다.

절개 없이 초음파를 이용한 표적치료 개념 도입

최근에는 절개 없이도 변성된 근막을 찾을 수 있다. 바로 거창한 첨단 의학기기가 아닌 여성들에게 익숙한 초음파 장비를 통해서다. 배 원장은 최근에 FAI(Foot and Ankle International)나 AOFAS(American Orthopaedic Foot and Ankle Society)와 같은 세계적인 족부학회에 발표되는 족저근막염 최신 치료법으로 ‘경피적근막유리술’이라는 방법을 소개했다.

“경피적근막유리술은 발바닥에 초음파를 투영하여 변성된 근막부위를 정확히 찾은 후 부위에 표적을 설정한다. 그리고 Micro-Needle을 변성된 근막 부위에 설정한 표적 부위에 정확히 삽입한 뒤 초음파 모니터링을 통해 변성된 근막을 세심하게 정도에 맞게 넓혀주는 방법으로 정확히 변성된 근막 부위에 필요한 치료 효과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와 동일한 치료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절개 없이 Needle 삽입만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부담이 거의 없어 당일 치료 후 퇴원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피적근막유리술은 기존 수술적·비수술적 치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 세계 족부 질환 의사들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배의정 원장은 “2G 핸드폰을 기억하는가? 아주 오래된 기억 같지만 우리가 2G 핸드폰에서 4G LTE 핸드폰을 사용한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진보는 IT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의학에서도 마찬가지이나 우리의 관심이 주로 암이나 난치성 질환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외려 우리에게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은 족저근막염과 같은 생활형 질환 치료 진보에는 무지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자초하고 있는 형국이다. 생활형 질환이란 말 그대로 나에게도, 내 주변의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이에 대한 관심은 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획_신정희(프리랜서)
여성중앙 2016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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