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구조조정 실기 없도록 데드라인 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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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8일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는 “무작정 끌려가는 구조조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8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시간을 많이 끌어서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데드라인을 정해야한다”며 “무작정 끌려가는 구조조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채무조정 받는 게 대안”
대우조선 추가 지원에는 부정적
“보은인사 논란 1~2년 뒤 판단을”

이 회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은 상시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상화 가능성과 자구 노력을 결정적인 기준으로 보겠다고 했다.

 현대상선과 관련해선 “현대증권 매각도 방법의 하나지만 이해당사자들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이해당사자들에게 아주 큰 규모의 채무조정을 받는 방법이 어렵지만 대안”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대우조선해양 등 116개의 비금융자회사를 임기(3년)내 대부분 매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비금융자회사 매각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달 중 내부 인사 4명, 외부인사 5명이 모인 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과 힘을 합쳐 (구조조정의)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말도 했다. 그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부정적 시각 탓에 대우조선이 시장과 해외 수주처 등에서 신뢰를 상실한 부분이 있다”며 “대우조선의 강점을 통해 정상화될 수 있는 쪽으로 가면 이 또한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강점으로는 ▶LNG운반선에 대한 첨단기술특허 ▶방산부문 ▶군수 보급선을 꼽았다. 그는 “해양플랜트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방산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대우조선에 대한 산은의 대규모 추가지원도 필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낙하산·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국책 산업은행이 헤쳐나가야 하는 여러 과제로 보아 보은인사를 하기엔 이 자리가 너무 무거운 자리”라며 “보은인사 여부는 1~2년 뒤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산은의 수출입은행 5000억원 증자와 관련, “산은에 부담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증자를 하더라도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0.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친다고 했다.

산은캐피탈 매각에 대해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1분기에 한 번 더 매각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업무 영역이 어떤 금융보다 넓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은의 주요 역점 사업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 창출을 꼽았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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