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의 경쟁력을 보고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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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노무현 대통령이 7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무엇보다 양국의 지도자가 새로 바뀐 뒤 처음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盧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그동안 다져온 한.중 양국 간 누적된 우의를 확인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루어 갈 수 있는 큰 틀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시급한 문제는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이고도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핵사태 이후의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에 있어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서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다. 그러나 양국이 1992년 정식으로 재수교를 결정하기까지엔 6.25전쟁과 그 이후의 단절의 시기도 있었다.

이런 뼈아픈 기억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재수교 후 상호 긴밀한 협력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양국이 상호 의존적이며,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뛰어넘는 수천년에 걸친 선린관계의 회복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국은 재수교 후 상호 3대 교역국이자 상호 방문 2위국이 됐다. 우리의 대(對)중국 투자액도 88년 이후 현재까지 1백9억달러에 달해 미국(1백44억달러)에 이어 제2위다.

우리는 盧대통령이 이번 방중 때 중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눈여겨볼 것을 권유한다. 어떻게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세계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 자본이 몰리고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이렇게 발전하는 중국을 상대하여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를 곰곰이 살피고 오라는 얘기다. 盧대통령은 이번 방문길에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도 시찰한다고 한다.

우리는 盧대통령이 푸둥지구를 돌아보고 과연 한국은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걱정하며 등에서 식은땀이 나야 한다고 믿는다. 盧대통령이 중국의 역동적인 현실을 보면서 노조투쟁으로 세월을 지새는 우리의 현재 처지에 대한 냉철한 반성을 하고 돌아올 수 있다면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