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재학생 부모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보이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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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폐쇄하든지 정상화하든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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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재학생 학부모들이 16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무산시켰다. 이들은 그동안 세월호 사고 희생 학생들이 사용했던 이른바 ‘존치교실(4·16 기억교실)’을 재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도록 돌려달라고 주장해왔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17일 오후 신입생 학부모와 함께 임시총회를 열어 오리엔테이션 무산에 대한 설명과 학교 정상화 촉구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3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단원고 인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장 출입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학생들을 되돌려 보냈다. ‘존치교실’로 인해 학습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등교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나눠 줄 교과서도 배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대신 신입생들에게 “존치교실 앞에서 심리적 불안감ㆍ우울감ㆍ억압ㆍ죄책감ㆍ표현의 자유가 없는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렵다”며 “존치교실을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배포했다.

학부모들은 "오는 19일까지 존치교실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재정 교육감은 즉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기(56)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주말이면 '성지순례'라는 이유로 일반인들에게 교실을 공개하고 있어 아이들이 주말에 학교에서 뛰어놀지 못한다”며 “존치교실이 그대로 있는 한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연수 등 학교에서 열릴 예정인 모든 행사를 막을 계획”이라며 “도교육청은 학교를 정상화시키든지 아니면 폐쇄하든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산=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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