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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임업은 증권사 것…은행은 손 대지 마"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 14일 출시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방식을 놓고 증권업계가 쐐기를 박았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ISA 활성화 방안은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한 게 아니라 ‘ISA형 투자일임’으로 제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종결하기로 금융투자협회ㆍ은행연합회ㆍ금융위원회 간에 합의했고, 지켜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예금ㆍ펀드 등을 운용하면서 그 수익금에 대해 5년 간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신탁형 ISA는 일일이 건별로 가입하지만 투자일임형 ISA는 금융회사에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을 맡기는 것이다. 금융위는 당초 은행에 신탁형 ISA만 취급하도록 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서라며 투자일임형 ISA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줬다. 따라서 고객들은 은행과 증권사 어느 곳에 가도 두 유형의 ISA에 모두 가입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이같은 금융위의 방침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돼선 안된다고 설명에 나선 것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은행 지점은 7305개인데 비해 증권사 지점은 1217개에 불과하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논의를 시작했던 제도가 자칫 은행에 독식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황 회장은 “ISA 제도가 정착되고 나면 진짜 승부는 운용실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랩어카운트 등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투자일임형 ISA에 한해 온라인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6월까지 반드시 대면 일임 계약을 하게 돼 있는 현행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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