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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호텔 기사, 투숙하며 경험 전달했으면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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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호 30면

2월 7일자 중앙SUNDAY 1면에는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KAIST 교수의 쓴소리’와 ‘공동체 삶이 있는 골목길의 부활을 꿈꾼다’ 두 기사가 실렸다. 둘 다 시대의 요구 상황을 반영한 의미 있는 기사였다. 사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정책을 보면 5년마다 정권에 따라 변화하면서 제대로 된 착근기도 없이 마치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나무’ 꼴이 돼버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꼽혔던 게임업계만 해도 지난 몇 년 사이 다양한 규제(셧다운제, 웹보드 게임규제)의 여파로 개발자 수가 급감하면서 게임업체들의 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사에서 언급된 로봇산업도 규제와 함께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면서 중국과 일본 등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라도 정책당국은 현장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고, 발목 잡는 규제나 규정은 풀어주고, 제대로 된 기술을 기초부터 개발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로봇산업이 세계 정상급으로 나갈 수 있는 여건들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체 삶이…’ 기사도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필자도 어린 시절 골목에서 친구들과 저녁때까지 뛰어 놀면서 때로는 어머니 심부름으로 동네 수퍼에서 과자나 두부를 사오는 추억 속에서 성장해왔다. 기사는 승효상 이로재 대표의 ‘백사마을 프로젝트’ 인터뷰 내용으로 이어지는데 연속성이 떨어지는 감은 있었으나 대체적인 취지에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미 부동산이 하나의 ‘재산’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의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가 여러분의 이상적인 주장이 이해는 되지만 ‘재산권’의 형태로 자리잡은 ‘부동산’과의 조화를 어떻게 만들어낼 지가 궁금했다.


4면의 ‘적벽대전, 관도대전’ 기사도 흥미 있는 내용이었다. 이번 20대 총선은 야권의 분열과 함께 여당 내의 이른바 ‘진박(眞朴)’ 논란 속에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선거의 예측을 삼국지의 인물 비교와 함께 하면서 앞으로의 정국 방향까지 적절하게 짚어줬다.


14면의 ‘2016 베스트 호텔’ ‘악평 나오면 즉시 해결 우리만 몰랐던 ‘1등’ 서울 신신호텔’ 기사 역시 새로운 시도였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존의 여행기사나 호텔 소개기사의 틀에서 그렇게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일반 투숙객들과 함께 2박 3일 정도 직접 묵으면서 겪어본 내용을 전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삼국지 바로 알기를 주제로 다룬 ‘대륙의 풍우…중국 인문을 읽다’도 재미있게 읽었다. 신인(神人)으로까지 묘사되어 있는 제갈량을 ‘모략’의 완성형 모델로 분석한 것은 중앙SUNDAY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내용이었다.


정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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