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DVD] 오리지널 영화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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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작과 비교하면서 오리지널 영화의 깊은 맛을 느껴 보자.

로마 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러셀 크로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글래디에이터'의 교과서다. 앤서니 만이 연출하고 소피아 로렌.스티븐 보이드가 주연한 1965년 작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스파르타쿠스'와 어깨를 겨루는 빼어난 역사극으로, 로마 제국의 멸망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를 역사적.심리적.지적으로 탐구한다.

로마 제국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제국 붕괴의 단초를 지켜보는 데 상영시간 1백85분은 짧게 느껴진다. 화질 보정판으로 재출시된 영화답게 화면은 양호하다. 그러나 대사 음량에 비해 효과음이나 음악 소리가 상대적으로 크다. 예고편 말고는 스페셜 피처가 전무한 점도 아쉽다.

케이프 피어(Cape Fear)

J 리 톰슨이 감독하고 그레고리 펙.로버트 미첨이 주연한 1962년 작. 91년에 마틴 스코시즈가 로버트 드니로를 기용해 리메이크했다. 미국 평론가 레너드 마틴은 62년 작이 심리 스릴러물이라면 91년 작은 프레디 크루거 세대('13일의 금요일'의 주인공으로 난도질하는 공포 영화의 대명사)를 위한 액션 스릴러라고 요약했다.

프로덕션 노트에서 펙은 '강간(Rape)이란 말을 쓸 수 없어 '공격(Attack)'이란 표현을 쓰는 등 당시 검열 때문에 신경 썼다고 말한다. 밑바닥 인생에서 배우로 입신한 미첨은 자신이 맡았던 악당 역을 "과거의 나 같은 인물"이라고 냉소적으로 회고한다. 그외 메이킹 필름(우리말 자막 없음).배역진 소개.포스터 갤러리가 들어 있다.

아더 힐러의 인로스(The In-Laws)

국내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의 최신 히트 코미디 '위험한 사돈'은 아서 힐러의 1979년작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고지식한 치과 의사 셸든(앨런 아킨)은 장래 사돈 빈스(피터 포크)의 심부름을 갔다가 총격전에 휘말린다. 국제적 사업가라던 빈스는 알고보니 CIA 요원. 셸든은 막무가내인 빈스의 계략에 말려 온두라스까지 끌려가 국제 화폐사기단과 맞선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코미디답게 코멘터리에서 감독.작가.주연 배우는 "우리 영화를 말론 브랜도가 20번이나 봤다더라"며 자랑한다.

옥선희 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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