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안보리 대북제재, 북한 상상 뛰어넘는 끝장 결의안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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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찾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0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이번 결의안은 끝장 결의안이 돼야 한다”고 강한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10일 미 뉴욕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끝장 결의안을 논하며 “그렇지 않으면 4차 핵실험, 5차 결의안 5차 핵실험 6차 결의안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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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 [중앙포토]

그는 “기존 결의안은 당시 시점에서 안보리가 취할 수 있는 아주 포괄적인 결의안이었다. 아주 강한 것이었지만 북한이 그 결의를 여러 가지 형태로 이행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기대했던 압박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윤 장관은 “이제는 북한 정권이 상상할 수 있는 걸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며 “북한은 우리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했을 것이기 대문에 더욱더 그것을 능가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한 입장을 드러냈다.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규제’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안보리 결의안의 경우 북한은 이란과 달리 국제사회와 연계가 적어 제재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양자 차원의 제재가 중요하다. 결의안을 100%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나라가 있더라도 양자간 제재가 있으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의 단호한 조치가 선도효과를 발휘해 빠르면 2월말까지 상하양원에서 통과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 여론은 오바마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평가하는데, 우리 정부도 대북정책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자적 성격의 제재는 특정 정부의 실패냐 아니냐를 따지기 어렵다. 중국도 우다웨이의 북한 방문 후 어느 때보다 낙담하고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기대하는걸 가져오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유엔 안보리가 이번에 결의안을 채택하면 전처럼 여기에 조금만 추가해서 하는 수준보다는 더욱 북한이 아플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골고루 집어 넣자는 것”이라며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의 엄두를 못 내게 하고 더이상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못하게 하는 안보리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 그것이 끝장 결의안”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은 악순환의 고리를 깨뜨려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단호한 의지 천명과 함께 안보리는 물론, 주요 국가들의 양자 차원 대북제재안을 선도하기 위한 엄중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중단 문제는 처음 듣는 얘기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한국 정부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단호한 태도를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며 “우리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WMD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자금원 차단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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