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만난 윤병세 "이번이 마지막 대북제재란 각오로 임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사진 외교부]

‘대북 압박 외교’를 위해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이번 대북 제재 결의가 마지막 안보리 결의(terminating resolution)라는 엄중한 각오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에서의 첫 일정으로 반 총장과 면담한 윤 장관은 “북한은 지난 10년 간 4개의 안보리 결의에도 불구하고 4차례의 핵실험을 하고 6번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는 북한이 더 이상은 위반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면서 유엔의 권능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안보리가 단합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를 채택하고, 북한이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반 총장은 “북한의 핵 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현재 안보리에서 협의 중인 새로운 대북 안보리 결의가 조속히 채택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반 총장은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직후 이를 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면담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30분부터 50분 동안 이뤄졌다. 특히 기존과는 다른, 포괄적인 제재를 담은 결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한다.

윤 장관은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의 연쇄 접촉도 이어갔다. 이날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 주재 영국 대사, 프랑수아 데라트르 프랑스 대사를 만나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셈법을 바꿀 제재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에는 서맨사 파워 미국 대사를 만나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 공조하잔 뜻을 전할 계획이다. 이번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다리오 라미레스 카레노 유엔 대사와 요시카와 모토히데(吉川元偉) 일본 대사와도 면담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반대하고 있는 중국의 류제이(劉結一) 중국 대사,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대사를 만나 적극적 행동에 나서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은 이사국 대표들에게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뼈아픈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이런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일에도 오준 주유엔 대사 명의의 서한과 실무 협의용 서류 등을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사들에게 보내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국제 의무를 계속 위반하는, 국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기구(WMD development machinery)와 같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