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북한 왜 오늘 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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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 오전 9시 30분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 2일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광명성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던 계획(8~25일)보다 하루 빠른 일정이다. 북한은 전날 국제해사기구 등에 발사계획을 7~14일로 수정해 통보했다. 수정통보를 한 첫 날 로켓을 쏜 셈이다.

 이를 두고 북한의 ‘공개된 기습발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발사 예고는 하되 전격적인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당시엔 엔진계통의 이상으로 발사를 늦춘다(12월 9일)고 연기 통보뒤 전격적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이번엔 발사기간을 늘려 잡고 있다가 발사 전날 갑자기 당겨서 쐈다. 2012년엔 설 연휴 마지막날 발사 버튼을 눌렀지만 이번엔 연휴 첫날을 택했다.

 북한의 이같은 택일엔 날씨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장거리 로켓 발사는 날씨가 가장 큰 변수”라며 “북한이 예고한 날짜중에 오늘(7일)과 10일이 가장 좋은 기상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로켓에 사용된 각종 부품들이 기상에 민감하고, 날씨에 따라 이슬이 맺혀 얼면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발사 직후 추진력을 얻어 자세를 잡기 이전에 바람의 영향을 받으면 추락할 수 있다. 이 당국자는 “10일에는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좋은 기상때 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동창리 현지 날씨는 영하 10도~영하 1도의 기온에, 구름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당국은 7일 오후부터 구름이 많고 8일에는 눈이 올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1988년 8월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백두산 1호(대포동 1호)’를 발사한 이후 이번이 6번째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일지]
▲1998년 8월 31일 =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서 백두산1호(대포동 1호) 발사
▲1998년 9월 4일 = 북한 “다단계 운반 로켓(백두산 1호)으로 첫 인공위성(광명성 1호) 궤도 진입 성공” 주장
▲2006년 7월 5일 = 북한, 무수단리 발사장서 대포동 2호 발사
▲2006년 7월 6일 = 북한 “미사일 발사 성공…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정상적 군사훈련의 일환” 주장
▲2009년 2월 24일 =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한 로켓 ‘은하 2호’ 준비” 발표. 4월 4∼8일 로켓 발사 예고
▲2009년 4월 5일 = 북한, 무수단리 발사장서 은하 2호 발사. 북한 조선중앙통신, “광명성 2호 궤도 진입” 주장
▲2012년 3월 16일 =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광명성 3호’ 탑재한 ‘은하 3호’ 4월 12∼16일 발사” 예고
▲2012년 4월 13일 =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서 은하 3호 발사. 발사 135초 만에 1단 로켓이 폭발하면서 추락. 조선중앙통신 “광명성 3호, 궤도진입 성공 실패” 발표
▲2012년 12월 1일 =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광명성 3-2호 탑재한 은하 3호 12월 10∼22일 발사” 예고
▲2012년 12월 12일 = 북한, 동창리 발사장서 은하 3호 발사…조선중앙통신 “발사 9분 27초 만에 위성 궤도 진입 성공” 발표
▲2016년 2월 2일 = 북한, IMO와 ITU 등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2월 8∼25일 발사 통보
▲2016년 2월 6일 = 북한, IMO와 ITU 등에 ‘광명성’ 발사 예고기간 2월 7~14일로 변경 통보
▲2016년 2월 7일 = 북한, 오전 9시30분쯤 동창리 발사장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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