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사형 시킬까…작년엔 25명 사형 집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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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검거 당시 모습.

 
미국이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에게 사형을 선고할까.

 멕시코 정부는 지난 1월 멕시코 서북부 시날로아주(州) 로스모치스에서 구스만을 붙잡은 뒤 현재 미국으로 구스만의 신병을 인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실제로 사형을 선고할 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에레라 로사노 멕시코 연방검찰 대변인은 포브스에 “양국이 구스만의 신병 인도를 협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사형 집행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1970년대 미국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엔 미국이 구스만을 사형시키지 않겠다는 확약없이는 신병을 인도하지 않아도 되는데, 인도 절차에서 사형 집행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건 미국이 사형 선고를 할 수 있단 의미다. 구스만은 이미 마약 밀수ㆍ마약 중독ㆍ조직 폭력 등으로 뉴욕을 포함한 미국 연방법원 7곳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구스만의 신병 인도 절차에서 ‘사형’ 여부가 중요한 건 미국에선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주(州)는 사형 제도를 유지하며 집행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선 49명에 대해 사형 선고가 있었고, 25명의 사형수에 대해선 집행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구스만에게 사형 선고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마이클 브라운 미 마약단속국 부국장은 ”멕시코가 구스만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면 미국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구스만이 미국으로 가더라도 다른 마약 거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해 형량을 낮추는 ‘플리바게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그가 미국 정부 측에 멕시코 고위층과의 뇌물 커넥션 등을 밝힐 경우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멕시코 현지 언론에선 ”그와 연루된 멕시코 고위층들은 구스만이 다시 탈옥하거나, 미국에서 사형이 되길 원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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