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수당', 대학생 인턴이 묻고 박원순이 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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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사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일자리 대책으로 내놓은 ‘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청년수당은 만 19~39세 저소득층 취업준비생 3000명을 뽑아 매달 50만원씩 6개월간 일종의 구직활동비를 지급하는 정책으로 박 시장이 지난해 11월 5일 발표했다.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역상품권 청년배당’ 정책과 더불어 “일자리가 아닌 용돈을 주느냐”(새누리당 이인제 의원 등)는 복지포퓰리즘 논란을 불렀다.

이에 중앙일보 김해정 대학생 인턴기자(사진 오른쪽)가 박원순 시장을 직접 찾아가 청년수당 정책의 실효성과 효과에 대해 물어봤다.

박원순 시장은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은 청년 뉴딜일자리(공공인턴) 사업과 공간 제공을 포함해 20개 청년보장정책의 일환"이라며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경험을 넓혀주는 방법이 청년수당”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인턴기자가 묻고 박 시장이 답한 인터뷰는 지난 1일 오후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박 시장과의 인터뷰 문답.

청년 무직자가 86만명을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나.
“청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경제성장을 통해 절대적으로 일자리 수를 늘리거나 또 다른 방법은 기존 일자리, 공무원, 대기업 일자리인 데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대기업만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스펙쌓고 그러는 데 (청년들이) 거기 목매는 걸로 그쳐서 안 된다. 그래서 서울시는 시 경제 규모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가 핵심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관광서비스 분야나 청년 스스로 창업해 일자리를 만드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는 미래 전망이 밝은 ‘뉴딜일자리(공공사업 인턴)’ 사업으로 1년간 최소한 급여를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뉴딜사업은 구직의지를 살리는 게 목적인가.
“구직의지라기보다 청년들이 새로운 세상에 어떤 일자리가 있는 지 잘 모른다.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 CO2 감축을 위해 뭔가 할 일이 있구나, 신재생사업이란 영역이 있구나, 에너지 절약을 통해서도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겠구나 깨닫는 과정이 된다.”
뉴딜과 달리 청년수당은 그냥 돈을 주는 게 아닌가.
“청년수당도 그냥 돈을 주는 게 아니다. 뉴딜일자리와 함께 청년이 일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는 등 20가지 청년보장정책의 일환으로 만든 거다.”
수급자가 3000명 밖에 안 되니 청년수당 경쟁도 치열하겠다.
“시범사업이니까. 청년활동비 지원은 사실 예산이 90억 밖에 안 돼 있다. 중앙정부는 청년일자리 사업에 2조 1000억원을 쓰고도 별 효과가 없다. 중앙정부가 이런 걸 보고 가져가서 전국적으로 확산하라는 취지의 사업이다. 청년들 사이에 취업포기자가 생기는 이유는 세상에 대한 경험을 많이 못해서다. 대학 졸업하고 상당 기간 일자리가 없어 집에서 앉아서 인터넷만 보는 경우다. 세상에 대한 경험을 넓혀주기 위한 방법이 청년수당이다.”
월 50만원으로 세상을 경험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된다.
“청년수당은 올해 시범사업임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달라. 기존에 진행해 온 뉴딜일자리의 경우 100만원씩 1년을 지원한다. 뉴딜 사업은 우리가 굉장히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정작 청년일자리 창출에 신경을 못 쓰고 계신 게 아닌가. 서울시가 청년의무고용제를 못 지켰다.
“일자리보다 청년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청년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는 공공일자리, 청년인턴제도, 서울시 동행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청년들이 수입이 적은데 주거에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올해 안에 4000개의 청년 맞춤형 주택도 제공하겠다.”
인턴이라 월급에 관심이 많다. 서울시장 월급은.
“월급은 장관급으로 받는다. 연봉제라 야근 수당이 따로 없다. 물론 노력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겐 급여가 노동의 대가 개념은 넘어섰다. 정치 지도자가 월급 때문에 일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내년 대선에는 나오시는 건가.
“일단 서울시장 노릇이나 잘해야죠.”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최근 야당분열에 대해선.
“제 힘의 범위 밖의 일이지만 국민이 판단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 연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것도 국민의 압력이 있겠죠.”
본인의 외모 중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귀 하나는 자신 있다. 귀가 크거든요.(웃음)
마지막 질문이다. 트위터를 자주 하는데 언제 답글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나.
”주로 밤에 트위터를 하는데 특히 금요일 밤 10~12시 사이에 트윗(멘션)을 날려주시면 답글을 받으실 확률이 가장 높다.“

김해정 대학생 인턴기자(부산대 불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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