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정치하면 휴대전화 들고 다녀야"…대국은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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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로부터 4ㆍ13 총선 비례대표 영입 제의를 받은 조훈현(63) 9단이 1주일째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조 9단은 30일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한국바둑의 전설’ 대회에 참석해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정계 진출에 대해)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정치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조 9단은 평소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지 않는 것으로 바둑계에서 유명하다. 외부와 소통은 부인 정미화(58)씨가 대신 전화를 받아 전달하는 게 보통이다.

앞서 조 9단은 중앙일보에도 “문화ㆍ스포츠 분야 발전을 위해 할 일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바둑계에 대한 정치적 성향 오해 가능성과 일부 바둑팬의 반대를 고려해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조 9단은 제자인 이창호(41) 9단과 겨뤄 224수만에 8집 반 차로 패했다. 31일 한국기원 관계자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조 9단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권 영입 제의 고민 때문에 본인 나름대로 신경 쓰고 있는 건 사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선욱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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