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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등 LPGA 한국 선수들도 개인 전세기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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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0년째를 맞는 프로골퍼 박인비는 "올림픽의 해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고성진 작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한국 선수들에게도 개인 전세기 시대가 열렸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KB금융)는 올해 처음으로 개인 전세기를 타고 LPGA 투어를 누빌 계획이다. 개인 전세기를 이용하는 건 박인비가 LPGA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다. 유소연도 올해부터 필요할 경우 개인 전세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테이시 루이스(31·미국)가 전세기를 이용하고 있다.

박인비는 28일 밤(한국시간) 바하마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 참가하며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전세기를 타고 올랜도로 이동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휠즈 업(Wheels Up)’이라는 항공사와 올해 후원 계약을 했다. 이용 금액의 절반만 내는 조건이다. 휠즈 업은 요금을 시간당 계산한다. 미국 내 비행은 시간당 5000달러(약 600만원)고, 해외 비행은 시간당 8000달러(약 960만원)다. 미국 내 2시간 거리라면 1만 달러인데 박인비는 그 중 절반인 5000달러만 내면 된다. 1명이 아닌 팀 기준이다. 박인비는 남편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 프로, 캐디 브래드 비처(호주)와 함께 이동한다.

박인비는 “가까운 거리는 프로펠러 비행기, 조금 먼 비행에는 제트기를 이용한다. 8인승으로 규모는 같다. 하지만 골프백 등 짐이 많기 때문에 4명이 정원”이라고 설명했다. 자리가 남을 경우 절친한 유소연(26·하나금융)이나 동료들이 함께 탈 수도 있다.

박인비는 “거리는 멀지 않은데 돌아서 경유해서 가야하는 지역들이 있다. 전세기가 효율적이다. 비행기가 작지만 흔들림이 심하지 않다. 기장과 부기장이 조종을 하는데 난기류 등을 만났을 때 설명을 자세히 해줘서 더욱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캐디 비처로 인해 전세기를 알게 됐다. 비처가 박인비의 생일 선물로 전세기 비행 이용권을 건넸다. 지난해 US여자오픈 때 처음으로 경험했고, 멕시코 대회도 전세기를 타고 이동했다.

미국 남자 투어인 PGA 투어 선수들에겐 개인 비행이 일반화됐다. 특급 스타는 전용 비행기를 소유하고 일반 선수들은 박인비처럼 비행기를 렌트한다. 이점이 많다. 미국 국내선의 경우 공항 착륙장에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곧바로 전세기에서 차로 짐을 옮겨 싣고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다. 국제선의 경우 공항 착륙장에서 전세기 전체가 세관 검사를 받게 된다. 남기협 프로는 “밖에 나가지 않고 비행기 안에서 검사를 받는데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기는 박인비의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랭킹 1위 목표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박인비는 “올림픽이 중요한 해다. 다들 올림픽에 대한 각오와 의지들이 대단하다”며 “톱랭커들이 모두 메달 경쟁자가 되겠지만 그래도 태극마크를 달면 남다른 정신력과 전투력을 보여주는 한국 선수들이 가장 무서운 경쟁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막전부터 출격하는 그는 “많은 타이틀이 욕심나지만 그 중에서도 세계랭킹 1위가 가장 탐난다. 세계랭킹 1위는 최근에 가장 잘하고 있는 선수라는 의미이자 최고를 뜻하는 타이틀”이라고 말했다.

바하마=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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