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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왜 생의 절반 이상을 청소년기로 보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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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이하 티렉스)가 일반적인 생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긴 청년기를 보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신소재공학부)는 인간 생명표를 해석하는 수학모델을 적용해 티렉스의 청소년기가 16년에 이른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티렉스의 수명은 28년 정도로 수학모델이 맞다면 티렉스는 생의 절반 이상을 청소년기로 보냈다는 얘기가 된다. 수학모델은 노화 등의 과정을 계산해 밝히는 방정식으로 연령과 특성수명을 변수로 대입한다.

이번 연구는 티렉스의 생존 비결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 몸집이 큰 육식공룡이 성체로 성장하기 위해선 포식자를 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 결과가 맞다면 티렉스는 청소년기를 길게 경험한 덕분에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원 교수는 “티렉스가 14~18세 청소년기에 하루 2kg씩 몸무게를 폭발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시간에 엄청난 속도로 몸집을 키워 다른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고 이는 생존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룡과 조류의 통계적 유사성도 밝혀졌다. 티렉스의 노화 패턴이 조류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공룡과 조류가 해부학적으로 유사하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두 개체의 통계학적 유사성은 베일에 쌓여 있었다.

원 교수는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기존 연구는 수학적 우연일 뿐”이라며 “이번 연구는 공룡의 노화 과정을 밝혀주는 데 있어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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