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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가수들이 수용소 담장에서 합동 공연을 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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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존 레전드(37)와 후아네스(43)

"정신의 속박을 벗어 던지세요. 오직 우리 자신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미상 수상 가수 존 레전드(37)와 후아네스(43)가 함께 노래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일로이시 이민자수용소 앞에서다.

이들은 이민자들이 처한 힘든 현실을 알리기 위해 이날 이민자수용소를 찾아 수용자들을 만나고 담장 밖에서 소규모 합동 공연을 가졌다. 레전드는 피아노를, 후아네스는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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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먼저 각자 한 곡씩 부른 뒤엔 밥 말리의 `구원의 노래(Redemption Song)`를 함께 불렀다.

먼저 각자 한 곡씩 부른 뒤엔 밥 말리의 '구원의 노래(Redemption Song)'를 함께 불렀다. 인권 운동가들과 수용자 가족 등 청중 수십 명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추방은 이제 그만" "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멕시코 국경에서 약 160㎞ 떨어진 일로이시 이민자수용소는 1500여 명의 불법체류 이민자가 갇혀 있는 미국 최대 수용소다. 인권운동가들은 수용소에 수감된 이민자들이 묵비권·변호사선임권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고 비판해왔다.

후아네스는 수용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허핑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부당하게 자유를 빼앗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레전드와 후아네스는 미국과 라틴 음악계의 대표적 가수다. 레전드는 2006년부터 그래미상만 9개 수상하며 리듬앤블루스(R&B)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후아네스는 지난 15년 간 그래미상 2개와 라틴그래미상 20개를 탔다. 두 사람은 음악 활동을 하는 동안 빈곤·기아·에이즈·반전평화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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