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여전히 ‘맹모삼천지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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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사용설명서가 정말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숫자와 표가 많거든요. 커버스토리에서는 팀에서 ‘통계 분석의 달인’으로 불리는 정현진 기자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서울 시내에서 ‘교육 특구’로 꼽히는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구에 있는 중학교의 학력 수준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강남구 소재 중학교의 특목고 입학이 다른 구에 비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 10~14세 인구의 강남구 전입도 늘고 있습니다.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된 80년대는 고교 평준화 시대였습니다. 어떤 고등학교에서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죠. 하지만 고교 다양화 정책이 실시된 2000년대 이후엔 어떤 고등학교에 가느냐가 대학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간다고 좋은 직장을 얻거나,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이 그럴 가능성을 높여줄 거라는 부모들의 기대는 여전하고, 그래서 비싼 주거비를 감수하며 강남으로 이사하는 건 현실인 듯합니다. 지면에는 5개 구 소재 중학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다음 주엔 학교 시설, 교사당 학생 수, 기간제 교사 비율 등 교육 환경에 대한 분석을 실을 예정입니다.

 4면에도 표가 5개 실려 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표나 숫자를 질색하는 독자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표라는 게 한눈에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죠. 김민관 기자가 교통유발부담금 납부 현황을 토대로 주변 교통정체를 많이 일으키는 건물을 조사했습니다. 비공개 자료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했습니다. 차 막히는 걸로 유명한 건물, 즉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각 지역의 대표 건물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중구의 경우 세금 납부액은 공개하겠지만 구체적인 건물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구에서 가장 많은 교통유발부담금을 낸 건물이 어딘지 명시하지 못했습니다. 주말 시내 교통정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소공동 롯데백화점이나 재개장 이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아닐까 추측할 뿐입니다만, 아닐 수도 있겠죠. 세금 많이 내는 건물의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한 중구청의 결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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