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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한국 수출…올 들어 열흘 새 22.5%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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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대외 경제 불안 요인이 닥쳐오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간부회의에서 한 경고는 하루 만에 현실이 됐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IMF, 3.6%서 3.4%로 낮춰

중국의 ‘바오치(保七 )’ 시대가 저물었고,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24.65달러로 하락했다. 2003년 9월 이래 최저치다. 30달러 선이 뚫린 지 일주일 만이다.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낮춰 잡았다. IMF는 “중국 성장세 둔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성장률 하향 조정의 이유”라고 밝혔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한국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경고등은 켜졌다.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올 1월 1~10일 수출액은 85억2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급감했다. 수출은 월초보다 월말에, 연초보다는 연말에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나쁜 수치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위안화 약세 흐름이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생산자물가도 전년 대비 4% 떨어졌다. 하락폭은 1990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래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가 떨어지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데 정작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많지 않다”며 “구조개혁까지 지연되면서 경제 체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하고 인도·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수출 주력 지역을 다변화해 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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