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라는 사회 선배 살해하고 유기한 20대

중앙일보

입력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9일 빚을 갚으라는 사회 선배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차량에 유기한 혐의로 김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김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쯤 부산시 사상구 부산 서부터미널 인근 모텔에서 둔기로 A씨(34·무직)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살해한 뒤 차량 짐칸에 실어두고 달아난 혐의다. 김씨와 A씨는 6년 전 사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A씨에게서 총 2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 A씨는 김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어 올해 1월까지 갚으라고 최후 통보했다.

A씨의 독촉을 받은 김씨는 불안했다. 이에 김씨는 “부산의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돈을 받으러 가자”며 A씨를 부산의 모텔로 유인해 미리 준비한 둔기로 A씨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살해했다. 이어 A씨의 시체를 토막내 가방 3개에 나눠 담은 뒤 차량에 싣고 창원으로 이동했다.

다시 대포차를 구입해 시체를 차량 짐칸에 실은 뒤 차량을 창원시 의창구 동정동의 노상 주차장에 버려두고 달아났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과 A씨가 금전관계로 다툰 사실을 알고 있던 A씨의 또 다른 후배 박모(29)씨의 추궁을 받고 범행을 자백했고, 박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돈을 갚으라는 시기가 다가와 초조한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대포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여성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을 도운 여성을 쫓고 있으며, 김씨가 빌려간 돈의 사용처를 조사 중이다.

창원=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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