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도 승부조작…BBC "세계 정상급 16명 연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하늘에서 바라본 영국 런던 윔블던의 전경

 전세계 테니스계가 승부조작으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BBC는 17일(현지시간) 속보를 통해 “테니스 승부조작의 의심스러운 증거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BBC는 이날 보도에서 전세계 테니스 정상급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광범위하게 연루됐다고 의심할 만한 '비밀 문건'의 존재를 언급했다. 테니스 부패 방지를 위해 지난 2008년 세워진 단체인 ‘테니스 진실성 위원회’(The Tennis Integrity UnitㆍTIU)가 전세계 50위 안에 드는 16명의 선수들이 지난 10년간 경기에서 일부러 지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BBC와 버즈피드(BuzzFeed)에 전달된 비밀 문건에는 지난 2007년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이런 승부조작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ATP 측은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니콜라이 다비덴코(2015년 은퇴)와 마틴 바살로 아구엘로의 경기에 관련된 스포츠 도박 혐의를 조사했다고 한다. 조사결과 두 선수는 혐의를 벗었지만 ATP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관련된 도박으로 조사를 확대했다. 이 조사로 인해 러시아와 이탈리아 북부 등에서 도박 단체가 있다는 게 발견됐다고 BBC 측은 전했다.

또 2008년엔 작성된 조사보고서에선 승부조작에 연루된 28명의 선수들이 조사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후속조치는 없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들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선수들에 대해선 TIU 측에 지속적으로 경고가 있었지만 TIU 측이 이들을 처벌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2007년 조사에 참여했던 마크 필립스씨는 "10명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스포츠 도박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들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TIU는 도박과 관련된 승부조작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TIU는 국제테니스연맹(ITF)ㆍ남자프로테니스(ATP)ㆍ여자프로테니스(WTA)가 공동으로 만든 부패방지단체이기 때문에 TIU의 결정은 구속력을 가진다. 2011년 5월 오스트리아 대표 출신 다니엘 쾰러러에 이어 11월엔 세르비아 테니스 선수인 다비드 사비치를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승부 조작 혐의를 받았던 러시아 테니스 선수인 안드레이 쿠만초프도 영구 제명했다.

이날 보도에서 선수들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BBC는 "해당 선수들의 통화내역이나 계좌내역, 컴퓨터 기록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아, 그들이 개인적으로 승부조작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