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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식품에 이어 무학도 갑질 논란…'응답하라'의 저주?

중앙일보

입력

경남 창원시(옛 마산시)의 또 다른 향토기업인 주류회사 무학 최재호(56) 회장이 ‘회장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고 서울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하지만 무학 측은 해당 운전기사를 지난 4일 공갈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최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송모(42)씨는 16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최 회장에게서 ‘야 인마’ ‘야 새끼야’ 등의 폭언을 수시로 듣고 서울 회장 자택의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 달 휴일이 3일밖에 없었고 부모님 제삿날에도 운전을 해야했으며, 최 회장의 부인과 딸 수행은 물론이고 청담동 애견센터에 맡긴 개를 찾아오거나 회사 생수를 최 회장 자택으로 배달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씨는 “2014년 4월부터 7개월간 일하면서 근무시간 외 수당이나 휴일근무 수당 등을 받지 못하다 퇴사 후 노동부에 제소하겠다고 하자 1118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학 측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송씨는 ‘경쟁사에서 회장의 갑질에 대해 제보하면 100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거나 ‘몽고식품의 경우 폭행당한 기사와 합의금으로 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는 말을 하며 비슷한 수준의 금품을 요구하는 태도를 취했다”며 송씨와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무학 측은 또 “송씨가 최 회장 자택의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맡았다는 주장과 한 달 평균 3일 쉬고, 부모님 제삿날에도 운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의 수시 폭언 주장에 대해서는 “평소 송씨의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그런 표현을 했을 수는 있지만 송씨를 인격적으로 비하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며 “송씨가 무단결근해 차를 다른 직원이 대신 운전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고 회장님이 중요 미팅 자리에 택시를 타고 나간 적 있다”고 덧붙였다.

무학의 한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했으니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학은 몽고식품과 함께 2013년 인기리에 방영된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회사 이름이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극중 학생들이 미팅자리에서 “마산의 돈은 몽고간장·무학소주·시민극장 이 오빠야들이 다 쥐고 있는기라”란 대사로 화제가 된 것이다.

창원=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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