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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서 한센인들 돌본 외국인 수녀들 노벨평화상 추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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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소록도에서의 마가렛(뒷줄 왼쪽 끝) 수녀와 마리안느(뒷줄 오른쪽 끝) 수녀의 모습. [사진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 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봤던 외국인 수녀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이 추진된다.

전남 고흥군은 14일 "올해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마리안느 스퇴거(82)·마가렛 피사렛(81) 수녀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오스트리아 인스브룩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두 수녀는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볼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20대 때 소록도에 들어왔다.

두 수녀는 한센인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40여 년 동안 성심성의껏 환자들을 돌보며 감동을 선사한 뒤 2005년 귀국했다. 이를 계기로 소록도에는 해매다 전국에서 의료봉사단과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온다.

소록도 주민들에게 간호사이자 친근한 '할매'로 불리던 두 수녀는 검소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흥군은 이런 수녀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벨평화상 추천 등 선양사업을 한다.

고흥군은 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과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개별후원자 등이 함께하는 범 군민 참여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두 수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기념관 조성, 사택과 병사성당 및 유품에 대한 등록문화재 지정 등이 이뤄진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 주임신부이자 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김연준 신부는 "두 수녀님에 대한 선양사업은 한센인들이 입은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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