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영도구에 사는 90세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부로 끌려갔다고 고백했다. 영도구에 따르면 박선립(90) 할머니는 13일 영도구 신선동주민센터에 위안부 대상 등록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박 할머니는 “스무 살쯤 경남 고성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일본 경찰에 붙잡혀 일본 오사카로 끌려갔다”며 “그곳 군부대에서 낮에는 청소와 잡일을 하고 밤에는 일본군을 상대했다”고 진술했다.
그간 가족에 숨겨오다 털어 놔
사실 확인 땐 국내 생존자 43명
박 할머니는 4개월 동안 이런 고초를 겪던 중 광복이 돼 부산으로 귀국했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딸을 제외한 가족들에게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숨겨 왔지만 최근 위안부 협상을 계기로 사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가족부는 영도구로부터 박 할머니의 신청서가 접수되면 사실 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한다. 피해자의 증언과 당시 정황 등을 토대로 피해 사실 여부를 조사한다.
현재 국내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42명이다. 해외에는 4명이 있다. 박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인 사실이 확인되면 국내 생존 피해자는 43명으로 늘게 된다.
위안부 문제는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첫 공개 증언하면서 제기됐다. 이후 정부 조사에서 238명이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됐다. 가장 최근에는 2013년 11월 박모(93)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밝혔지만 일본의 사과를 듣지 못하고 지난해 1월 별세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