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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있는 아침 ] - '너무나 많은 것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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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앨런 긴스버그 (미국 시인, 1926~1997) '너무나 많은 것들' 중 일부

너무나 많은 공장들
너무나 많은 음식
너무나 많은 맥주
너무나 많은 담배
너무나 많은 철학
너무나 많은 주장
그러나 너무 부족한 공간
너무 부족한 나무

너무나 많은 경찰
너무나 많은 컴퓨터
너무나 많은 가전 제품
너무나 많은 돼지고기



너무나 많은 커피, 종교, 양복, 서류, 돈, 가난…너무나 많은 휴대폰, 경쟁, 쓰레기…너무나 많은 애국심……. 오늘은 청계천 복원사업이 그 첫걸음을 내딛는 날이다. 우리가 걷어내야 할 것은 죽은 아스팔트와 함께 야만적 조급함과 엉성한 기계문명, 악취 나는 힘과 욕망이 아닐까. 소유가 공룡처럼 인간을 질식시키는 문명의 야만성이 시인의 칼날 위에 빛난다.

<문정희.시인>

필자 약력=▶1947년 전남 보성 출생▶시집 '남자를 위하여''오라, 거짓 사랑아'와 시극 '구운몽' 등▶소월시문학상, 현대시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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