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10대중 3대 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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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에서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K기업은 올 들어 생산라인을 절반만 돌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수가 줄어든 데다 수출 물량도 예전만 못해 공장 가동률이 외환위기 때보다도 낮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중소제조업체 1천5백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비 가동상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중소기업의 평균 가동률은 69.1%로 1999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같은 수치는 99년 4월의 평균가동률(68.7%)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11월의 71.5%를 정점으로 매달 곤두박질친 뒤 좀처럼 되살아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70.8%).올 1월(70.5%).2월(69.9%).3월(69.7%).4월(69.5%) 등으로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 2월부터는 4개월째 70%를 밑돌고 있다.

특히 전 업종이 정상가동률(80%)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식 출판인쇄는 수요가 크게 줄어 64.1%로 가장 낮았으며, 섬유제품은 화학섬유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고전(65.8%)하고 있다.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도 비슷한(66.5%) 수준이다.

기협중앙회 김도언 조사과장은 "대기업 노조에서 하루 파업하면 중소기업들은 일주일치 일감이 없어진다"며 "최근의 노사불안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 국내외 악재까지 겹쳐 중소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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