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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기차 타고 유럽 간다? 통일되면 꿈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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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일외고지부

북한의 수소 폭탄 실험 도발로 대북방송이 다시 재개됐다. 2015년 8월은 북한의 목함지뢰도발을 계기로 대북방송이 재개됐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민족 동질성을 잃고 이질화되어가며, 어린 세대는 통일문제에 대해 지겹다고 생각하는 이 상황에서 북한의 3대 독재, 김정은 체제는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들을 벌이고 있을까. 중앙일보에서 통일북한전문기자 및 통일문화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이영종(49) 기자를 중앙일보 E-러닝센터에서 만나 북한의 실상, 남북한의 미래와 청소년들의 역할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영종 기자 [사진=중앙포토]


-북한학을 공부하고, 북한전문기자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뒤 1990년 군대를 다녀와 복학을 하니 독일은 통일이 됐죠. 언론을 배우던 제가 가장 많이 접했던 이슈는 바로 독일 통일에서의 언론의 역할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통일에 관심이 생기고, 기자가 되면 북한전문기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아버지께서 함경북도에서 내려오신 실향민이십니다. 그곳에 어린아이들을 두고 내려오신 아버지를 보며 어려서부터 분단의 아픔에 대해 알았고, 이 또한 북한전문기자가 되는 데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북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합니다. 인터넷 상에서 김정은·김정일의 사진을 이용한 농담으로 북한을 비판하는 등의 분위기도 있고요.
“사실 현재 청소년들에게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기성세대의 통일교육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학교의 통일교육프로그램도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자료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10~20대들의 북한비판은 굉장히 건전한 방법입니다. 북한·통일에 대해 깊은 관심으로 다가가지는 못하지만,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은 역으로 현재 사회를 이끌고 있는 어른들이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여러분은 조금의 이해와 인식이 더해진다면 실제로 통일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세대입니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실상은 어떠한가요?
“우선 ‘적자생존’이라는 말로 억압적인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적자’는 ‘받아 적다’의 뜻으로, 김정은이 말을 할 때 노트에 모든 말들을 받아 적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김정은에게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의 죄목 중 하나가 ‘짝다리를 하고 김정은을 직접 쳐다봄’이었다고 합니다. 현영철도 김정은에게 말대답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이 되는 등 많은 군인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잔인하게 공개처형됐죠. 이처럼 김정은의 기분파 정치, 공포 정치는 그가 미숙한 지도자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사치스러운 삶을 즐기기도 하는데, 승용차를 타고 가도 되는 55km 떨어진 장소를 굳이 20여 km 떨어진 공항까지 가서 전용기를 타고 환영식을 여는 황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3대에 걸친 세습이 이뤄지는 동안 북한 주민들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까요.
"한국 드라마와 가요 CD, USB 같은 저장매체의 유입으로 한국사회를 동경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약 2만7000명의 정착 탈북자들이 대북송금을 하고 확인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남한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죠. 대북전단을 통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도 생겨났고, 대북방송을 통한 남한의 여러 정보들(정확한 일기예보, k-pop 등)이 전해지면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어 북한 체제에서는 그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를 두려워합니다."


-북한은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히 취약한데,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나요.
“김정은 정권은 많은 허점들을 숨기기 위해 사진조작을 자주 이용합니다.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공기부양정의 수를 늘리는 포토샵 작업을 하고, 공공장소의 사람 수를 조작해 더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죠. 이러한 사진조작은 오래 전 김일성 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러한 모든 것들은 정권의 우상화와 선전선동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기부양정

포토샵을 이용한 조작이 의심되는 2013년 3월 25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공기부양정 8척의 사진 [사진=중앙포토]

-기자로서 북한을 오고 가며 북한 사람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 그들이 보는 우리나라는 어떠한가요.
“북한으로 취재를 다니며 북한 사람들이 이중적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들은 공적인 자리에서는 '남조선이 잘 사는 것은 알지만 주체성 없이 미국의 손에 조종당하는 식민지이다. 그러므로 미국을 몰아내고 조선 땅을 통일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릅니다. 남한이 더 잘 살고 미국은 북한이 대적할 상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곤 합니다. 저와 친한 북한 안내원들이 해외 고가 담배를 사달라고 부탁하고, 호텔에서 통화요금이 발생할 경우 큰 금액을 부르고는 거스름돈은 달라고 부드럽게 요청하는 등의 경우가 있어요. 우리 입장에선 적은 액수지만, 북한 암시장에서는 상당히 큰 돈이 되거든요. 북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실리 위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외지인들이 사진을 찍는 데에는 규제가 많습니다. 풍경 등을 북한 사람들이 대신 찍어주어 더 좋은 사진을 기사에 싣는 경우도 있었어요.”

평양역 앞에 늘어선 택시들 [사진=뉴시스]

평양역 앞에 늘어선 택시들 [사진=뉴시스]

평양 고급 위락시설 매점의 매대 [사진=중앙포토]

평양 고급 위락시설 매점의 매대 [사진=중앙포토]

-만약 통일이 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일차적으로 통일 비용 등의 문제들이 있겠지만 우리의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들도 매우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을 봐도 인구가 5000만인 것과 통일 후 8000만이 되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통일이 된다면 내수시장의 확장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많아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투자를 비롯해 북한의 지하 자원 등을 활용하고 그 부가가치를 이용하면서 한국 경제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회·문화 면에서 북한 관광을 개방해서 얻는 이익도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림픽·월드컵 등에서 통일한국이 더 우수한 성적을 낼 것도 기대해봅니다.”


-통일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지요.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북한체제 내에서의 변화 등의 이유가 아닌 이상 북한의 군사 능력과 재래식 전력으로 봤을 때 한미 연합 전력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미미합니다. 또한, 그 압도적 전력을 북한 또한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목함 지뢰 도발과 대북방송 중지요청에서도 큰소리만 치고 실제 군사적 충돌 없이 사건이 마무리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현재 국제정세를 보았을 때 중국과 미국이 모두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한을 긴장시키기 위한 작은 도발은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에 이를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인 능력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일한국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그리고 청소년 세대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미래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인식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현재 청년층의 인식 속에는 ‘배낭여행=항공권 필수’라는 생각이 뿌리내려 있죠. 이런 생각은 창의적인 생각을 가로막아요. 앞으로의 통일 시대에는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가 당연시 될 것이므로 기존 사고를 깨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통일에 대한 이론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면에서의 세세한 변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당연해진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명의식을 가져야만 통일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글=박재원(대일외고 1), 공동취재=김성주·박재원·권형석·홍예나·현오주·강윤지·김성호(대일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서울 대일외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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