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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시장 갑갑하니…밖으로 눈 돌려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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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각종 해외 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는 최근 등락이 심해 높은 수익률만큼 적지 않은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반면 주로 미국이나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상대적으로 기복이 덜해 인기가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또 국내 채권이 SK글로벌과 카드채 문제 등으로 환매가 중단되는 등의 파동을 겪기도 했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각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이나 세계 굴지의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외펀드에도 주식편입 비율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위험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해외펀드의 구조=국내 은행이나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슈로더.피델리티.메릴린치.프랭클린 템플턴 등 해외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주식이나 채권의 운용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국내 투신사들이 만든 수익증권을 사는 것과 똑같지만 운용 대상 자산이 해외 주식이나 채권이라는 점이 다르다. 대개 최소 가입금액이 5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정해져 있고, 대부분의 은행.증권사가 취급하고 있다.

채권형.혼합형(주식편입 비율 40% 미만).주식형(주식편입 비율 60% 이상)으로 나뉘는 것도 국내 수익증권과 같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주식형,안정성을 원하면 채권형이 좋다.

국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뒤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채권형 펀드가 많이 팔리는 편이다.

채권형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의 국채나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전환사채(CB) 등에 주로 투자한다. 그러나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가 하향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국공채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아시아 등 소위 '이머징 마켓'에서 발행하는 국공채에 투자하면 3개월 기준으로 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한다. 주식형의 경우 피델리티의 '유럽 성장펀드'가 3개월 기준 22.4%의 수익률을 올리는 등 채권형에 비해 수익이 많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슈로더투신운용 이상철 부장은 "채권가격이나 운용 대상 자산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연간 수익률을 단순히 3개월 수익률의 네배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주의할 점=해외펀드는 실적배당 상품인 만큼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한 해외펀드는 1998년에 연 3백%를 넘는 고수익을 올렸으나 이후 미국 나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또 해외펀드는 외화정기예금처럼 환율 변동의 위험이 있다. 원화를 달러 등 외화로 바꿔 펀드에 가입한 뒤 다시 돌려받을 때는 외화를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환율에 따른 손실이 펀드 수익률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입 시점에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헤징)할 수 있도록 한 선도환계약(Forward Contract)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모든 펀드가 이 같은 선도환 계약을 하는 것은 아니다. 5백~1천만원을 맡기는 고객을 위해 별도의 선도환 계약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대규모 자금을 모집할 경우에는 선도환 계약이 이뤄진다. 따라서 판매사들이 특정 기간을 정해 판촉 행위를 할 때 가입하면 선도환 계약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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