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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10대가 본 무대 위의 성소수자

TONG

입력

By 허정우, 조운후
2010년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 역을 맡은 송중기와 걸오 역의 유아인이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사랑과 우정 사이의 두 남자를 연기한 두 사람에 대한 대중, 특히 젊은 여성층의 지지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같은 해, SBS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동성 커플의 모습이 그려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방영되었다. 극 중 동성 커플인 태섭과 경수가 커플링을 나눠 끼고 스킨십을 하는 등 기존 가족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여럿 등장했다.
이처럼 드라마라는 대중 미디어에서 동성애를?만나기 쉬워졌다. 비단 드라마만이 아니다. 뮤지컬 '풍월주’·‘헤드윅’·‘라카지’·‘프리실라’ 등 동성애를 소재로 한 국내외 공연 작품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청소년들은 동성애 소재의 연극과 뮤지컬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토종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과 마누엘 푸익의 소설을 연극화 한 '거미 여인의 키스'도 동성애를 다룬 대표적 공연물이라 할 수 있다. '바람직한 청소년'은?서울대 진학을 꿈꾸는 모범생, 전교 1등 ‘이레’가 동성의 연인과 키스하는 모습이 찍혀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등 주변과의 갈등과, 그러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뤘다.
'거미 여인의 키스'는?2인극으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몰리나가 함께 투옥된 정치범 발렌틴과 부대끼면서 서로에 대한 편견을 깨고?결국 서로를 위해 고통과 죽음까지 감내하는 사랑을 한다는 이야기다.?
‘바람직한 청소년’에서는 동성애자인 이레와 그런 이레를 이해하게 되는 현신이라는 두 주인공, 그리고 부수적 인물들을 통해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담아냈다. 반면에, ‘거미 여인의 키스’에서 발렌틴은 성 소수자인 몰리나와의 대화를 통해 그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게 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두 작품 모두 성 소수자가 아니었던 이와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이 동성애라는 소재에 보다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중 인물의 시선이 변화하는 것을 관객의 시선과 병치시켜 자연스러운 이해와 관용을 촉구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청소년’을 직접 관람한 두 기자 역시 성 소수자 인권 문제에 눈뜨게 되었고, 동성애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동성애 소재를 다룬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다른 청소년은 관람 후 어떤 영향을?받았을까??공연 속에 등장하는 동성애 소재에 대한 10대 청소년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0대 청소년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그 중 연극·뮤지컬 등의 공연 관람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43명이었다. 동성애 소재의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는 주요 소재가 10명, 주변적 소재가 10명으로 거의?절반이?동성애 소재가 포함된 공연을 본?것으로 확인됐다.
동성애 소재 작품을 관람한 20명은 공연 도중 ‘해당 소재의 사용이 긍정적인 느낌을 주었다’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에 10명씩 응답했다. 최소한 10대들이 동성애가 무대 위에 등장하는 것자체에 대해선 반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12명은 '관람 후 동성애에 대한 인식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7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앞으로 동성애 소재?작품을 관람할 의사를 묻자 36명은 ‘별로 상관없다’, 12명은 ‘관심을 갖고 관람할 것이다’, 그리고 2명은 ‘별로 관람하고 싶지 않다’를 선택했다.?전반적으로 동성애 소재에 대한 열린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10대의 반응을 보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성애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변화에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물들의 영향도 크다고 보여진다.?비록 ‘바람직한 청소년’에서 묘사되듯이 아직 학교에 동성애에 대한 편협한 시선이 많이 남아 있지만, 문화 예술 측면에서 조금씩 변화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한국 사회 전반에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인 관념들이 사라질 것이다.
글=허정우(서울국제고 2)·조운후(서울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SGHS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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