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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돈 많으면 장수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중앙일보

입력

돈이 많으면 더 오래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30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희망수명은 평균 84.6세로 중산층의 82.7세보다 2세 정도 높았다. 통계청 기준에 따라 4인가족 기준으로 월소득 187만~563만원은 중산층, 그 이상은 고소득층으로 분류했다.

중산층과 고소득층은 소비 패턴도 달랐다. 가장 많이 돈을 쓰는 항목은 중산층이 식비(44.2%)인 반면, 고소득층은 자녀 교육비(37.1%)였다. 또 고소득층은 공연 관람 등 여가비 지출로 이어졌지만 중산층이 식비 다음으로 돈을 많이 쓰는 항목은 거주비였다. 거주하는 집의 크기는 중산층 평균 31평, 고소득층 37평이었다. 매일 아침식사를 한다는 응답은 고소득층이 59%, 중산층이 49.4%였다.

금융자산의 규모는 중산층 평균 5176만원, 고소득층 1억2838만원이었다. 중산층은 예·적금, 고소득층은 펀드 등 투자형 상품의 비중이 높았다. 저축의 주요 목적은 중산층(56.5%), 고소득층(72.4%) 모두 노후대책이 1순위였다. 고소득층의 15%는 은퇴 후 소득이 월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져 빈곤층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잡지와 책 등 인쇄매체를 읽는 비율도 고소득층이 높았다. 중산층은 하루 평균 23분, 고소득층은 28분을 뭔가를 읽는 데 소비했다. 주요 관심분야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모두 경제 분야였는데 고소득층은 40.9%가 경제 분야를 꼽았고, 중산층은 경제(29.5%), 사회(29.5%)로 나뉘었다.

흥미로운 점은 고소득층의 49.1%가 ‘나는 빈곤층’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중산층의 79.1%도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응답했다.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고소득층의 44%가 순자산 5억원이 넘고 3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비율도 69%에 이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여기는 고소득층이 50% 가까이 된다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소득층의 기준이 지나치게 상향평준화 돼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생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 중산층은 ‘가정의 안녕(40%)’을 꼽은 반면, 고소득층은 ‘일상의 즐거움(37.5%)’이 더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고소득층 40대는 대부분 최고치를 답변한 반면, 중산층 40대는 최저치를 응답한 경우가 많아 40대에서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간극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11월 2일부터 닷새간 전국의 30~50대 중산층 1128명과 고소득층 23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다.

박성우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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