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려 20년" 정신지체 동생 가두고 연금 타먹은 인면수심 남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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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정신지체 동생을 20년 가까이 감금한 ‘인면수심(人面獸心)' 형과 누나가 붙잡혔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76세의 노인이 만취해 난동을 부린다"는 주민들의 신고에 문제의 집을 방문했다가 한쪽 구석에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긴 문을 발견했다. 안에 좁다란 계단을 올라갔더니 쪽방이 있었는데 더러운 매트리스 위에 나체로 남성(59)이 누워있었다. 비둘기들이 둥지를 틀 법한 곳으로, 지붕도 물도 화장실도 없는 곳이었다.

76세 노인과 나체 남성은 형제 사이였다. 형은 경찰에 "정신적 문제 때문에 동생의 안전을 위해 그곳에 있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엔 61세 누나도 살았는데 동생 앞으로 나오는 1000유로(127만원)의 연금을 관리하면서 간혹 먹이고 씻기는 일을 담당했다고 한다.

경찰은 59세 남성이 언제부터 갇혔는지 못박지 않았다. 그러나 1996년 이후 의사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혀 감금 기간이 20년 가까이 됐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59세 남성의 건강이나 위생 상태는 개탄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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