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중남부, 크리스마스에 때아닌 토네이도 강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탄절 연휴를 앞둔 23일(현지시간), 미국 중남부 일대에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10여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최소 시속 220km의 토네이도가 덮친 미시시피, 테네시, 아칸소 주 곳곳은 하룻밤 사이에 쑥대밭으로 변했다. 24일 해가 뜨자 드러난 광경은 처참했다. 시골 마을은 가옥들이 통째로 뜯겨나가 폐허로 변했고, 창고 건물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나무는 꺽이고, 자동차는 구겨진 종이처럼 망가졌다.

미시시피 주에서 최소한 7명이 숨졌고, 테네시(6명)와 아칸소(1명) 주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피해복구가 진행되면서 사상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시시피 주는 긴급 재난사태를 선포했고, 조지아와 앨라배마 주엔 토네이도 경고가 발동됐다.

주민들은 참담한 광경에 몸을 떨었다. 미시시피주 홀리 스프링스 시의 세드릭 캐논(50)은 뉴욕타임스(NYT)에 “이웃들의 집이 날아가버렸다. 이웃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랜스 미크스는 로이터 통신에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반으로 잘렸다. 내가 왜 여기 서서 말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12월 하순에 토네이도 발생은 이례적이다. 지구촌 곳곳에 이상고온을 일으키고 있는 슈퍼 엘니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채드 마이어스 CNN 기상 예보관은 “엘니뇨때문에 형성된 한랭전선이 대기를 밀어 올려 토네이도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때아닌 토네이도는 크리스마스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중남부 지역의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됐고, 홍수 피해가 우려되면서 자동차 여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도 일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물류 허브를 둔 배송업체 페덱스 측은 일부 지역의 배송이 늦어질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