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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혈당·체중·혈압 함께 관리해야 심혈관질환 예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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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만큼 흔한 질병은 없다. 질병관리본부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 당뇨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기준으로 30세 이상 성인의 11.9%(약 320만 명)가 당뇨병 환자로 파악됐다. 30세 이상 성인 8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라는 말이다. 특히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당뇨병 전 단계(pre-diabetes) 상태에 속하는 공복혈당장애 인구 또한 30세 이상 성인의 24.6%(약 660만 명)에 이른다. 공복혈당장애를 갖고 있는 성인 5~20%가 1년 안에 당뇨병으로 이환된다는 뜻이다.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를 합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약 1천만명)이 당뇨병 혹은 잠재적 당뇨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셈이다.

비만∙고혈압, 심혈관 질환 위험 높여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 수가 왜 이렇게 늘어나고 있을까? 1970년 초에는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전 국민의 약 1.5%로 현재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당뇨병, 특히 제2형 당뇨병은 질환 자체가 다양한 병인으로 발생하지만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서구화된 생활습관에 의한 비만인구의 증가다.


실제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평균 비만도를 20년 전인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해보면, 새로 진단된 당뇨병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kg/m2)가 정상 범주인 23이었던 것이 이제는 비만의 범주(25)를 넘은 25.2로 조사되고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4분의 3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도 비만이 제 2형 당뇨병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확인할 수 있다. 5년간 5만1529명의 미국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 체질량지수가 24kg/m2 이상인 경우 제2형 당뇨병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범주의 체질량지수인 23kg/m2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1인 것으로 할 때 체질량지수가 35kg/m2 이상이면,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무려 42.1배까지 증가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여성에게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여성 또한 절대적인 체중의 증가가 많을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과체중이나 비만인 당뇨병 환자가 체중을 줄이면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고, 공복혈당 수치가 감소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전 단계에서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체중 감량을 했을 경우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가 감소됐고, 비만한 당뇨병 환자는 체중의 10% 이상을 줄일 경우 혈당 조절이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사람에게서 당뇨병이 발생하기 쉬운 이유는 무엇일까? 비만인 사람은 혈중 인슐린 농도와 포도당 부하에 대한 인슐린 반응이 정상인보다 크다. 인슐린 분비의 증가로 지방세포에 더 많은 지방이 축적되어 체중이 증가하고, 혈장 유리지방산의 농도도 더 증가한다. 이러한 과정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당뇨병의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는 췌장에서 다량의 인슐린 분비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이렇게 인슐린이 필요량보다 적게 분비되면 당뇨병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에 있어 체중관리는 필수인 셈이다.

제 2형 당뇨병 관리에 있어 비만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혈압과 함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1kg/m2의 BMI가 증가할 때 과체중이나 비만인 환자에서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13% 증가하고, 허리둘레가 1cm 증가함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들을 혈압 목표치에 맞춰 치료한 결과 심혈관계 사건이 감소했다. 확장기 혈압에서 약 6mmHg 혈압이 감소할때 심혈관계 사망, 관상동맥 사건, 뇌혈관질환, 신장 사건, 위험은 각각 18%, 14%,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 2형 당뇨병 환자에 있어 혈당, 체중, 혈압 등을 복합적으로 관리했을 때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약 50%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

당뇨병 가이드라인, 심혈관 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비만 치료가 필수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혈당 조절에만 집중한 치료에서 벗어나 체중, 혈압 등 심혈관 위험인자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모이고 있다. 올해 발표된 미국당뇨병학회(ADA)∙유럽당뇨병학회(EASD)의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제2형 당뇨병 관리에 있어 혈당조절이 가장 중요한 인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혈당조절은 항상 심혈관 위험인자의 종합적인 관리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한다. 혈당조절의 궁극적인 목표가 심혈관 질환으로 대변되는 혈관합병증 예방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가이드라인 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비만과 함께 고혈압을 명시했다. 특히 질환관리에 있어 과체중 혹은 비만 치료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는데,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에서 합병증의 이환, 사망 장애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비만 치료가 필수적인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적으로 식습관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중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을 감량시키고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안정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약물요법이 고려돼야 한다.

다만 일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나 인슐린 치료 시 약물 특성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다행히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SGLT-2 억제제 계열의 포시가가 체중 감소가 필요한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신장으로 운반해주는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 2)를 막아 남는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생긴다.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양은 약 70g이며, 칼로리로 환산할 경우 280kcal 정도가 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기전 특성으로 인해 혈당 강하뿐만 아니라 체중, 혈압 감소의 부가적인 이점을 볼 수 있다.

SGLT-2 억제제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와 달리 인슐린 작용과 무관하다. 다양한 치료제와 병용하기가 쉽고, 인슐린 저항성의 발현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단계의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발표된 미국내분비학회(ENDO)의 비만 약물치료 가이드라인 에서도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는 체중감소와 혈당관리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혈당, 체중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약물 중 하나로 새로운 계열의 약물로 등장한 SGLT-2억제제를 꼽았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생활습관만으로도 체중감량이 가능하지만 장기간 지속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많은 부담이 요구되고 감량된 상태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며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자신의 당뇨병 이환기간, 연령,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해야지만 혈당, 체중 조절이 수월해지고 심혈관질환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는 4개의 SGLT-2억제제가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약으로 출시된 것은 포시가 등 2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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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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