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교 동문회장 맡은 경찰서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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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경찰서장이 모교의 부산지역 동문회장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수사의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고, 공정한 수사를 하더라도 오해를 살 가능성이 커서다.

부산에서 근무 중인 A 서장은 최근 경남의 한 고등학교 재부 총동문회장에 내정됐다. “조직을 이끈 경험이 풍부하니 회장을 맡아 달라”는 동문회 요청에 따른 것이다. A 서장이 동문회장직을 수락함에 따라 그는 이달 중 총회를 거쳐 내년도 재부 총동문회장에 취임한다.

현직 경찰서장이 동문회장을 맡는 데는 법적 문제는 없다. 영리 목적 또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수사 청탁이나 ‘봐주기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봐주기 수사가 없더라도 ‘동문이라서 봐 준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수사기관 공무원은 대체로 동문회장을 맡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 서장은 “동문회 사무국에서 회장을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수락한 것”이라며 “업무(수사)와 동문회는 별개의 사안이고, 오해를 받지 않게 수사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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