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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 걷혔다 … 화장품·의류 웃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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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전자재료 표면처리용 화학약품을 만드는 인솔코프레이션은 6년 전 베트남에 어렵게 수출 거래선을 뚫었다. 이 업체는 최근 하노이에 현지 법인도 세웠다. 베트남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전자제품 수요도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조여오면서 근심이 컸다. 20일 발효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은 이 회사에 든든한 지원군이다. 김영대 대표는 “그동안 8%대의 높은 관세가 큰 걸림돌이었다”며 “앞으로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관세 혜택이 거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베트남 FTA도 발효

 실제로 이번 FTA 발효와 관련해 베트남 바이어 10명 중 9명이 “한국과 거래를 확대하거나 다른 거래선을 한국으로 바꾸겠다”며 환영했다. KOTRA가 현지 바이어 177개사에 물은 결과다. 특히 이번 FTA를 통해 중국·대만·일본에서 물품을 들여오던 업체들의 절반 안팎이 한국 업체에 눈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섬유·의류·유통 기업들은 100%가 한국과의 거래를 검토했고, 화학제품(89%)·의료기기(79%) 관련 업체도 대다수가 그렇게 답했다. 지난해 베트남 수입의 15%를 차지한 기계·장비 품목은 현지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외산 의존도가 높아 특히 기회로 여겨진다.

 또 고상훈 KOTRA 아·대양주팀장은 “그동안 고관세에도 인기를 끌던 화장품·의류 등은 관세 인하와 함께 공격적 마케팅까지 더하면 수출 급증이 예상된다”며 “한류 스타를 이용한 상품 전시회나 한류 드라마 상품 협찬(PPL)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기업과의 인수합병이나 기술개발 협력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은행권 부실 정리와 공기업 민영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한 투자 진출 확대도 기대된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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