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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대표·김덕룡 총무 野 '투톱'으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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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내부에서 '최병렬 대표-김덕룡 원내총무'의 투톱 구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문수.신영국.김무성.이성헌.남경필 의원 등 5명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김덕룡(DR)의원을 원내총무로 밀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총무 경선 출마를 포기한 김문수 의원은 지리산행에 나선 김덕룡 의원을 대신해 이날 오후 총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공탁금 3천만원도 대신 냈다.

金의원 등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단합을 위해선 崔대표-김덕룡 원내총무 조합이 최선이라는 생각에서 추천했다"고 말했다. 김문수.신영국.김무성 의원은 이날 낮 김덕룡 의원을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직접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고 한다.

崔대표-김덕룡 총무 카드는 대표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됐다. 이들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던 최병렬 당시 대표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김덕룡 총무가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여권이 전국정당을 지향하며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보수로만 자리매김해선 안된다는 공감대도 작용했다.

두 사람은 이회창 전 총재 시절 李총재-서청원 대표로 대표되는 주류 세력의 뒷전에 밀려있던 당내 비주류였다. 때문에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崔대표 당선에 뒤이은 주류 세력의 교체를 상징한다. 실제 두 사람은 이런 이유로 경선 과정에서 연대를 추진해 왔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崔대표-김덕룡 총무 카드는 몇가지 이점이 있다. 각각 한나라당의 양대 인맥인 민정계와 민주계를 대표하고 있다. 崔대표는 민정계, 金의원은 민주계 출신이다.

부산 출신 당 대표와 호남 출신 총무, 확실한 보수파인 당 대표와 개혁을 주창해온 교섭단체 대표의 결합이란 의미도 있다. 김문수 의원은 "정치사적으로 개발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당을 이끄는 체제"라고 주장했다.

崔대표는 26일 밤 김덕룡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 같이 했던 이성헌 의원이 'DR총무론'을 제안했고, 이에 崔대표는 "이미 뛰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崔대표-김덕룡 총무 카드가 실현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金의원 본인이 아직 고사하고 있다. 한 측근은 "대표 경선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총무 경선에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자칫 총무 출마 의사를 보였다가 낙선하면 金의원에겐 결정적 타격이다.

총무 경선에는 홍사덕.박주천.안택수.임인배 의원이 등록했으며, 이들은 오래 전부터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요청하는 등 의욕을 보여왔다.

실제 총무 경선 등록을 마친 朴.安.林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대리등록 사태는 반민주적이고 반개혁적 작태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30일로 예정된 총무 경선일까지 어떤 내부 합의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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