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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아파트시장 들여다보니…서울은 불황 직전, 대전은 상승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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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지역 아파트시장은 거래량이 줄고 값이 빠지는 불황기 직전,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은 거래량 감소 속에 가격은 보합세인 횡보 장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광주 등 지방 대도시는 그동안 분양 실적이 저조해 입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이 다소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26일 벌집모형 이론으로 서울.수도권.부산.대구.대전.울산.광주 등 7개 지역 아파트시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벌집모형 이론은 일반 경기 흐름과 아파트시장을 연계하는 모형으로,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 변동 관계를 6개 국면으로 나눠 호황. 불황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다.

1국면(거래량 증가.가격상승)→2국면(거래량 감소.가격상승)→3국면(거래량 감소.가격보합) →4국면(거래량 감소.가격하락)→5국면(거래량 증가.가격하락)→6국면(거래량 증가.가격보합) 등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서울=지난해 9월 이후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공급은 늘어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던 수급 불안이 해소되는 등으로 3국면 말기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2만1천5백27가구에 달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 지난 3월엔 1만3천6백62가구에 그쳤다. 국민은행 아파트 가격지수(1995년 12월=100)도 지난해 9월 1백72에서 올 들어 3월까지 1백68~1백69선에 머물러 벌집 모형상 거래량 감소 속에 가격이 횡보하는 3국면 양상이다.

이 연구소의 김선덕 소장은 "5.23대책 이후 가수요가 줄어 거래가 더욱 침체된 가운데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엔 입주 물량도 많아 본격 불황기(4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수도권=자체 수요보다 서울 이주.투자 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으로 서울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수도권도 지난해 10월엔 아파트 거래량이 4만8천5백38가구에 달했으나 올들어 2만~3만 가구 수준으로 감소한 가운데 아파트 가격지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1백70~1백70선에서 보합세다.

2000~2001년 아파트 분양실적은 저조했으나 다세대.다가구주택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3국면으로 진입한 상태이며 내년 하반기 이후 불황기인 4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부산.대구=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2국면이 진행 중이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12월 8천6백70가구에 달했던 아파트 거래량이 올 들어 7천4백~7천8백가구로 줄어든 가운데 아파트 가격지수는 3월말 현재 1백28.4로 지난해 12월(1백26) 이후 오름세다.

金소장은 "부산은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하반기 들어 3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국면인 대구 역시 하반기에 3국면으로 접어들겠으나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2000~2001년의 분양 물량도 많아 이들 아파트가 입주를 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엔 4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대전.울산=대전은 지역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1국면이 더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정부가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2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金소장은 대전은 내년까지는 2국면이 진행되다가 지난해 분양물량이 입주하는 2005년 이후에는 4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울산은 지난 99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많이 이뤄졌으나 지역 경기 호조로 2국면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04년 이후엔 입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보합 상태를 보이는 3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광주=광주는 상승 초기단계인 1국면으로 하반기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金소장은 "경기침체로 수요는 위축되겠지만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아 내년 이후 2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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