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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동생-약혼자와 특별한 우승 도전, 가르시아 최종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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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르히오 가르시아 [골프파일]

세르히오 가르시아(35·스페인)가 우여곡절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가르시아는 6일(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의 더 블러프 호 트람 스트립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호 트람 오픈에서 플레이오프 접전까지 가는 끝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14언더파가 된 가르시아는 린웬탕(대만), 타원 위라찬트(태국), 히맷 라이(인도)까지 4명이 겨룬 플레이오프에서 힘겹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계랭킹 12위 가르시아는 이번 우승으로 아시아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계속 이어 나갔다. 가르시아는 2년 전 태국 골프 챔피언십에서 캐디백을 멨던 여자친구 카타리나 뵘(독일)과 함께 우승을 합작하는 등 아시아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유러피언 투어의 커머셜 뱅크 카타르 마스터스를 포함하면 아시아에서만 총 5승을 챙겼고, 이날 우승컵을 하나 더 추가했다.

11언더파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 가르시아는 초반 무섭게 치고 나갔다. 4번 홀부터 5연속 버디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전반에만 6타를 줄이는 몰아치기를 뽐냈다. 전반 9홀 기록이 29타였다. 가르시아는 3라운드 선두를 달렸던 린웬탕을 제치고 3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손쉽게 우승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후반 들어 주춤했다. 10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며 숲 바로 옆에서 세컨드 샷을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1.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보기 후 지루한 파 행진이 이어졌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지키기만 잘 하면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적으며 14언더파까지 내려앉았다. 그린을 놓친 뒤 러프를 한 번 만에 빠져나오지 못한 가르시아는 결국 4온2퍼트를 하며 선두를 빼앗겼다.
이후 우승 경쟁은 혼전 양상으로 변했다. 15언더파 공동선두였던 린웬탕이 17번 홀에서 보기, 히맷 라이가 18번 홀에서 보기를 적은 덕분에 가르시아는 연장 승부에 돌입할 수 있었다. 결국 14언더파 4명이 초대 챔피언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펼쳤다. 가르시아는 첫 번째 플레이오프에서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세계 톱랭커의 저력을 뽐냈다. 그리고 라이와의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가볍게 파 퍼트를 넣으면서 놓칠 것 같았던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친동생 린웬홍과 함께 선수-캐디 호흡을 맞췄던 린웬탕은 2타 차 선두로 출발하며 아시안 투어 통산 7승째를 노렸다. 하지만 버디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하면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쳤고,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던 숀 노리스(남아공)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약혼녀와 처음으로 함께 했던 베트남 여정은 공동 6위로 막을 내렸다. 셰프 지망생인 여자친구는 노리스의 캐디백을 메고 특별한 경험을 했고, 결혼을 앞두고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 강성훈이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10언더파 공동 8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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