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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예 특수부대 이라크 파견 “IS 급습, 지도부 생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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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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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1일(현지시간) 미 하원 국방위원회 청문회에서 “IS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기 위해 이라크에 특수 기동타격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대는 IS 공습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IS 지도자 체포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오른쪽은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 [워싱턴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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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일(현지시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새로운 정예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이라크군 등의 지원 역할에 주력했던 미군이 특수작전을 확대해 IS와 직접 교전할 수 있다는 의미라 미국의 개입이 더욱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카터 국방 "역할 확대 준비돼 있다"
영국·독일과 반IS 연합전선 구축
독일, 병력 1200명·구축함 지원 계획
영국은 공습 승인안 의회 통과 앞둬

 독일 의회도 이번주에 IS 격퇴를 위해 최대 1200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토네이도 전투기와 구축함을 보내는 IS 격퇴 지원안에 대해 표결한다. 영국 의회도 IS 공습 승인안 표결에 나서며 이미 공습에 나선 프랑스에 이어 미국·영국·독일을 결합한 반(反)IS 연합전선이 가시화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1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라크 정부와의 완벽한 공조 속에 이라크군 및 쿠르드족 페슈메르가(민병대)를 지원하며 IS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기 위해 특수 기동타격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병력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200여명 규모로 쿠르드족의 근거지인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 인근에 주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카터 장관은 이 부대의 임무에 대해 “IS 급습, 인질 구출, 정보 수집, IS 지도부 생포”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정보와 기동성, 급습 능력, 원거리 전개에서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군사위성·드론 등으로 IS 근거지 등의 정보를 사전 수집한 뒤 블랙호크 등 강습 헬기를 동원해 시리아까지 이르는 원거리를 단시간에 날아 적을 급습한 뒤 빠지는 특수작전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다.

 이 부대는 미군으로 구성되지만 필요할 경우 쿠르드족 민병대를 포함해 IS와 전투를 벌이는 다른 병력들과 섞일 수 있다고 카터 장관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미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쿠르드자치정부의 특수부대와 함께 IS의 인질 수용소를 강습 헬기로 급습해 IS 조직원을 사살하고 인질을 구출했던 것과 유사한 작전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터 장관은 앞서 시리아로 파견됐던 또 다른 50명 안팎의 특수부대를 놓고도 “역할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의 이번 발표는 미국 안팎에서 지상군 파병 요구가 거세지며 오바마 행정부의 IS 대응 전략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WP의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은 ‘말을 잃은 대통령’이라는 칼럼에서 “윈스턴 처칠(전 영국 총리)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차대전 때 영국을 이끌었다면 지금 런던에선 독일어로 햄릿을 공연하고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IS 대응 전략을 실패로 규정했다.

 미국의 특수부대 추가 파견에 이어 독일과 영국 의회가 IS 격퇴 지원안을 처리할 경우 서방·터키와 러시아 갈등으로 구심점을 잃었던 IS 대응전에 새로운 동력이 마련되게 됐다. 독일 정부가 마련한 최대 1200명 파병안은 2차 대전 이후 독일이 해외에 파병한 규모로는 가장 많다. 또 영국이 프랑스를 돕기 위해 공습에 가담할 경우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지원군의 모양새가 갖춰지게 된다.

 반면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 미국 내 매파는 미군 지상군 파병을 요구하고 있다. 또 미군의 새 특수부대 파견을 놓고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외국 지상군은 이라크 땅에 불필요하다”고 반대해 불씨를 남겼다. 이는 미국과 아르빌의 쿠르드 자치정부의 관계가 긴밀해질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워싱턴·런던=채병건·고정애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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