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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하고, 힐링도 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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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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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테마형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양덕점을 2일 공개했다. 단순히 진열된 상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컨셉트로 잡화 편집샵 ‘잇스트리트’ 등 7개 전문 브랜드 매장을 배치했다. 사진은 힐링을 테마로 한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 ‘페이지 그린’. [사진 롯데마트]

“대형마트 부활의 돌파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이 기대하는 새로운 생활’을 직접 오감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롯데마트 창원 양덕점 새 실험
카페형 매장에 동선은 일방통행
‘라이프’ 키워드 맞춰 테마형 배치

 김종인(52) 롯데마트 대표가 불황과 규제에 맞서기 위한 ‘혁신의 창’을 꺼내들었다. 3일 경남 창원에 문을 여는 롯데마트 양덕점이 혁신의 출발점이다. 오픈에 앞선 2일 미디어투어를 통해 공개한 롯데마트 양덕점은 지금까지의 대형마트와 차별화되는 ‘아이콘’을 집대성한 흔적이 코너 곳곳에 스며있다. 키워드는 ‘라이프’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단순 진열된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해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대형마트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두고 ‘3세대’ 대형마트라고 강조했다. 1세대가 최저가격을 제공하는 대형마트였다면, 2세대는 PB상품과 단독 상품 등을 활발하게 출시하며 제품 경쟁력에 주목했다. 이에 비해 3세대 대형마트는 새로운 라이프를 제안하는 큐레이터 개념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비슷한 물품끼리 한데 모아 진열하는데 대신, 소비자들의 삶을 유형별로 고려해 상품을 묶은 테마형 쇼핑 센터인 셈이다. 양덕점 안에는 7가지의 브랜드 전문 매장을 배치했다. 홈퍼니싱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 녹색정원에서 힐링할 수 있는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 ‘페이지 그린’, 테마형 잡화 편집샵인 ‘잇스트리트’, 프리미엄 건강 라이프 브랜드 전문매장인 ‘해빗’ 등을 처음 선보였다. 이날 오후 프리오픈 행사로 입장한 최현지(34·경남창원양덕동)씨는 “페이지 그린 매장이 인상적이다. 마트 안에서 차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동선도 이전과 크게 다르다. 스웨덴 가구매장인 이케아식 일방통행식 동선으로, 그동안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동선의 폭을 기존 4m에서 5m로 넓혀 손님끼리 충돌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했다. 롯데마트 서현선 상무는 “통로를 좁혀 상품을 진열하면 매출은 올라가겠지만, 고객의 여유있는 쇼핑을 더많이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롯데마트가 변신을 서두르는 배경은 2012년부터 진행된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유통채널의 다변화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PC·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가 2010년 27조원대에서 지난해 45조원 이상으로 커지면서 대형마트 전체 시장규모(38조5000억원)를 제쳤다. 김종인 대표는 “온라인 상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공간을 창조하는 방향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그 첫 시험대가 양덕점인 셈이다. 김 대표가 지난 4월 발표한 ‘이지 앤 슬로우 라이프’(Easy & Slow Life) 지형 점포 구축계획의 일환이다. 내년 전국 29개 점포에서 양덕점의 7개 브랜드 전문매장 가운데 일부를 설치하는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다.

  창원=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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