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대’ 땐 문 대표 사퇴 … 또 비대위 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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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9일 역제안 형태로 내놓은 ‘혁신 전당대회’ 구상에 대해 비주류 진영은 일사불란하게 찬성했다. 중립지대인 ‘통합행동’ 소속 한 의원도 “문 대표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상황에서 안 의원의 제안을 안 받으면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논란도 적지 않다.

박지원 “애정 가진 분들의 절규”
우상호 “전당대회가 혁신인가”
“2012년에도 총선 전 1월에 전대”

 ①내년 1월 ‘혁신 전대’ 현실성은=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안 의원의 고언은 당에 마지막 희망과 애정을 가진 분들의 소리 없는 절규”라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반면 범주류 측은 ‘혁신 전대의 비현실성’을 들어 반박했다. 우상호 의원은 “전대는 권력 싸움인데 누가 ‘혁신’으로 보겠는가. 혁신을 하면서 전대를 열자는 건 일종의 형용 모순”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19대 총선 때도 2012년 1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그룹의) 통합전대가 치러졌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도 “2004, 2008년 총선 당시 모두 1월에 전대나 비상대책위 체제가 들어섰다. 과거 한나라당도 2004년 3월 전대를 통해 박근혜 대표를 뽑았다”고 했다. 비주류 측 인사는 “천정배 신당과의 통합은 합당수임기구 연석회의 의결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②또 비대위 거치나=전대를 치르자는 건 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다. 내년 1월 전대를 하려면 과도기적인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 문 대표가 물러날 경우 2·8 전대 때 최고위원 중 1위로 뽑힌 주승용 최고위원이 대표 대행을 맡는다. 하지만 문 대표가 물러나고 최고위원들도 동반 사퇴하는 전례를 따를 경우 ‘이종걸 원내대표 임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꾸려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주류 측은 “비대위 피로현상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③2단계 통합 가능성은=문 대표 측 관계자는 “1월에 당내 전대를 열고 이후 신당세력과 또 2단계 전대를 열자는 주장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개혁 국민정당’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이 ‘문·안·박 연대’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옮겨오려는 의원들이 있는데 지금 통합을 말하는 건 신당을 견제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측이 통합지도부를 구성할 경우 야권에서 신당의 입지는 좁아질 수 있다. 이후 야권 통합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작아지기 때문에 향후 천 의원 측과 새정치연합 비주류, 주류 측의 정치 수 싸움은 치열해질 수 있다.

 문희상 의원은 “안 의원의 제안이 나왔으니 실제 대화는 이제부터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주류와 비주류를 대표해 밤새도록 만나 타결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구·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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