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년만에 오른 소주값…“하이트진로 연매출 400억 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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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소주 값을 인상하기로 한 하이트진로. SK증권은 가격 인상이 이 회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30일부터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클래식’ 등 소주 출고가를 기존 961.70원에서 1015.70원으로 5.62% 올린다고 27일 발표했다.

원료비·포장재료비·물류비 등 부자재 원가 상승을 반영한 조치다. 지난 2012년 12월 이후 3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하이트진로의 소주 매출 증가액은 연 4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가격을 올리면 별도 비용 증가 없이 매출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대부분의 매출 증가분이 영업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은 것도 이점이다. 소주 값 상승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김 연구원은 “출고가 인상액이 54원으로 주점이나 음식점 등 유흥용으로 판매되는 소주의 소매가격의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예상 등에 힙입어 27일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전날 보다 1.05% 오른 2만4050원에 마감했다.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최근 저도주·과일소주 유행에 힘입어 소주 업계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새로운 소비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움직임이 맥주업계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빈병 부담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빈 병의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을 내년 1월 21일부터 인상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소주의 경우 빈 병 취급 수수료가 16원에서 33원으로 17원 인상되고, 보증금도 40원에서 100원으로 60원 오르게 된다. 맥주도 취급수수료가 14원 오르며 빈병 보증금도 80원 인상된다. 이렇게 되면 소주 뿐만 아니라 맥주도 소폭이나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각종 비용이 증가한데다 빈병 부담금(취급수수료·보증금)까지 오르면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 며 “이번 소주 가격 인상은 이미 지난 10월부터 예상된 이벤트”라고 봤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주 가격의 인상이 성공하면 맥주 가격의 인상 명분도 강화될 것으로 본다”며 “소주 뿐 아니라 맥주 업체의 이익 증가 확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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