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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리 테러 핵심 배후는 이슬람 개종 프랑스인

중앙일보

입력

130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의 배후로 새로운 인물이 지목됐다. 지금까지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4)의 지령으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18일 사망)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랑스 정보당국은 아바우드의 배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 파비앵 클랑(37·사진)이 있는 것으로 최근 파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출신인 클랑이 파리 테러를 비롯해 유럽에서 발생한 IS 테러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클랑은 IS가 파리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성명의 프랑스어 녹음을 맡은 인물이기도 하다. 프랑스 정보 당국 관계자는 AFP와 인터뷰에서 “클랑이 850여명에 달하는 프랑스·벨기에인을 IS에 포섭했고 파리 테러 외에 올해에만 프랑스에서 기획된 2건의 테러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이슬람으로 개종한 클랑은 2000년대 초반 극단주의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클랑의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사람들을 포섭하고 심리를 조종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친동생 장 미셸과 함께 이슬람교 물품을 팔았다. 이들 형제가 길게 턱수염을 기르고, 형제의 부인들은 부르카(눈만 드러내는 이슬람 여성 의상)를 입고 다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클랑은 2009년 이라크에서 미군에 대항해 싸울 지하디스트 모집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2012년 출소한 그는 노르망디에서 아랍어 교사로 위장해 활동했고 2012년 유대인 학생 등 7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무함마드 메라와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클랑이 이라크에서 싸울 전투원을 모집 혐의로 복역했지만 실제로는 유럽에서 활동할 인원을 모집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당초 그가 2014년 시리아에 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올해 프랑스에서 기획된 IS 테러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가 유럽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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