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그린랜드 빙하 매년 50억톤씩 녹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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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랜드 자차리 빙하(Zachariae Isstrom)의 연도별 변화를 기록한 자료. 얼음 전선(ice front)가 매년 뒤로 물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 캘리포니아대]

북극 근처에 위치한 그린랜드 빙하가 매년 50억t씩 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랜드 북부의 빙하(19만8380㎢)가 모두 녹아 바다로 흘러간다면 해수면이 최소 45㎝ 높아질 수 있다.

미 캘리포니아대 ‘오션 멜팅 그린랜드(Oceans Melting Greenland)’ 연구팀이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 사진 등을 분석해 그린랜드 자차리 빙하(Zachariae Isstrom) 변화를 조사한 결과다. 이번 결과물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제레미 마지놋 연구원은 “그린랜드 빙하의 변화가 최근 급격하게 진행됐다”며 “자차리 빙하는 2012년 이후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40년간 자차리 빙하 등 그린랜드 대형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속도를 계산했다. 자차리 빙하의 경우 2000년 이후 녹는 속도가 1999년을 포함한 전과 비교해 50% 빨라졌다. 주목할 점은 이런 상승세가 최근 3년 사이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빙하가 줄어드는 속도를 분석해 보면 2012년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빙하 두께도 얇아지고 있다. 연구팀이 레이더 장비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차리 빙하의 두께 감소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5m로 조사됐다.

1999~2011년 조사된 빙하 두께 감소 속도(연평균 14.6m)와 비교하면 대략적으로 10m가 차이난다. 연구팀은 빙하의 모양을 유지하는 틀(Stabilising Sill)이 부서지면서 빙하가 녹는 현상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레미 마지놋 연구원은 “바다 수온 상승이 빙하 녹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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