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염병 테러 대비 3억명분 백신 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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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지구촌을 위협하는 전염병에 대처하려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고 전염병 대응 태세를 점검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앤드루 웨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
“전염병 창궐 위험 커져 한국 대비를”

 앤드루 웨버(사진)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는 “세계화로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발병하는 만큼 지구촌 국가들의 공동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가 출현하며 지구촌에 전염병 창궐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볼라 태스크포스팀 부조정관으로 일하며 미국 내에 에볼라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발족한 국제 보건 공조체제인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의 창립(지난해 2월 창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유현석) 초청으로 방한한 그를 최근 인터뷰했다.

 웨버 전 차관보는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천연두 테러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3억 회 분량의 천연두 백신을 비축했다”며 “미 국민이 모두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어서 천연두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국이 올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충분한 치료제를 확보하지 못한 데 일부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전염병은 언제 어떻게 전세계를 강타할지 알 수 없는 만큼 대비가 중요하다”며 “전염병 대비 훈련을 통해 약한 부분을 찾아내 개선한다면 더욱 나은 대비책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의료 인력, 군 등이 총체적인 전염병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웨버 전 차관보는 1996년부터 2009년까지 미 국방장관의 국방위협분석 보좌관으로 일하며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핵 무기와 핵 물질을 제거하는 업무를 담당한 대량살상무기(WMD)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이제 이란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며 “북한도 핵무기를 포기해야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화학무기 5000t(국제사회 추정)과 엄청난 양의 생물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없애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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