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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한국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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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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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부탁해
권석천 지음, 동아시아
416쪽, 1만5000원

퓰리처상을 받은 주디스 밀러는 기자를 이렇게 정의했다. “역사의 초고를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부탁해』를 쓴 권석천 기자는 오랫동안 법조계를 취재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현재는 사회2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2012년부터 중앙일보에 실린 권 기자의 ‘시시각각’ 칼럼 모음집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저자는 권력과 법의 잘못된 만남이 어떻게 정의를 왜곡시키는지를 해부한다. ‘‘대권’의 사용을 금하라’ ‘‘공권력’을 민영화하라’ ‘잔소리 공화국 만세’ 등 ‘지금, 여기’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눈이 차분하고도 날카롭다.

 세계적 칼럼니스트들도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하는 칼럼 마감일을 두려워한다. 칼럼을 쓰다 보면 ‘대충 때우는’ 요령도 생길 수 있다. 반면 글쟁이로서 권 기자는 최선을 다한다. 그는 소설체·독백체·대화체·고어체 등 여러 가지 유형의 글쓰기도 실험했다. 독자들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는 시도다. 참고로 손석희 JTBC 앵커가 권 기자의 ‘광팬’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또 이를 요령 있게 전달하는 글쓰기를 익히는 데 유용한 책이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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