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전기료 180억 내는 서울대, 사물인터넷·빅데이터로 에너지 다이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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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대학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전기료 절감 등 캠퍼스 에너지 다이어트에 나섰다. 6월 구축한 ‘ICT 플랫폼’을 통해서다. 플랫폼은 우선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타 등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한다. ‘마이크로 그리드’라 불리는 사업인데 기존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해 서울대 캠퍼스 전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과 개념은 비슷하나 스마트 그리드가 원전 등을 사용해 국가적인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반해 마이크로 그리드는 학교나 산업단지 등 비교적 작은 특정 지역의 에너지 고효율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마이크로 그리드는 사업 규모상 대학이 주축이 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이 사업의 핵심은 IoT 센서로 특정 건물의 전력 사용량과 온·습도 등의 정보를 체크해 빅데이터 형태로 수집하는 것이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통해 전력이 남으면 저장하는 식으로 전력 수급을 원활하게 한다. 서울대는 앞으로 1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목 받는 ‘마이크로 그리드’ 계획
사용량 점검, 남는 전력은 저장키로
요금 20% 절감 … 다른 대학도 참여

 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다. 학생과 교직원 등을 합쳐 6만명 정도가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니 웬만한 소도시보다 전기 사용량이 많다. 서울대는 2013년에 15만2031㎿ 전기를 사용했고, 180억원을 전기료로 냈다. 하지만 마이크로 그리드가 적용되면 서울대의 전기요금이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대는 전기차의 충전과 방전 시설 등을 만들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또 빗물을 활용해 스마트 화장실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외에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 2곳도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을 연내에 진행할 전망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8월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광주지역에서는 전남대 컨소시엄과 광주과학기술원 컨소시엄, 전남지역에서는 동신대 컨소시엄이 참여를 희망했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문승일 교수는 “캠퍼스 마이크로 그리드 프로젝트는 미래가치가 크고 시장규모도 큰 유망 분야”라며 “서울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춰 세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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