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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온실가스 줄여 친환경병원 만들자…아시아 10개국 모여 한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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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30일 연세의료원에서 열린 ‘친환경병원 아시아 컨퍼런스’ 모습. 아시아 10개국 관계자와 WHO·HCWH 인사 등이 보건·의료 분야 환경경영의 동향과 사례를 공유했다. [사진 한국친환경병원학회]

치유의 공간인 병원에도 다양한 환경 이슈가 내포돼 있다. 친환경병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네팔·태국·부탄·미국·호주·타이완 등 10개국의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친환경병원 아시아 컨퍼런스’가 지난달 29·30일 연세의료원에서 열렸다. ‘환경 문제에 대한 아시아 병원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보건·의료 분야 환경경영의 국제 동향과 사례를 공유해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국친환경병원학회·한국환경산업기술원·글로벌 친환경병원네트워크(GGHHN; Global Green and Healthy Hospitals Network)가 주최했으며, 조슈아 칼리너 HCWH(Health Care Without Harm) 글로벌프로젝트팀장, 페이든 세계보건기구(WHO) 동남아지사 고문, 페이 페럴 HCWH 아시아지부 코디네이터, 신동천 한국친환경병원학회장, 정남식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100여명이 참가했다.

친환경병원 아시아 컨퍼런스
의료 폐기물 관리 정보 등 공유
환경경영 필요성 의견 나눠

 보건·의료 분야는 병원 내 감염, 실내공기의 질, 감염성 폐기물 처리, 일반 상업용 건물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당 에너지 사용량 등이 문제로 대두되면서 환경경영 도입의 필요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보건·의료 분야 환경경영 도입은 2009년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보건·의료를 포함한 공공·사회서비스 분야의 환경경영 확산 사업 필요성을 검토하면서 본격화돼 이듬해 환경부 녹색성장 중앙계획에 반영됐다. 2010·2011년에 공공·사회서비스 분야 환경경영 가이드라인 개발과 보급이 이뤄졌고, 2013년부터 환경경영 확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2013·2014년 2년간 참여 희망 병원의 환경경영 활동이나 20개 병원에 대한 컨설팅 등을 통해 전력 3526MWh/년, 용수 20만3392t/년, 온실가스 6532t CO2/년을 절감해 연간 약 18억원의 경제적 성과를 창출했다.

 보건·의료 분야 친환경경영은 국제적 관심사다. 이미 1996년에 HCWH가 결성됐다. 52개 국가에서 500개 이상의 기관이 가입해 있다. 의사·간호사·병원·NGO·정부 등과 협력해 보건·의료 분야의 친환경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며, 세계 3600여 개의 병원 및 관련 기관이 참여해 환경경영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인 GGHHN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선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13개 의료관련 기관 및 700개 병원이 참가하고 있는 Healthier Hospitals Initiative by White House,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활동 이행을 위한 의료기관 및 공급기업 네트워크인 Practice Greenhealth가 활동하고 있다. 영국에선 2008년 4월 보건 당국의 후원을 받아 NHS(National Health Service) 지속가능발전기구가 설립돼 영국의 보건서비스 분야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선 보건·의료 환경경영 확산을 위해 2013년부터 기반 조성에 착수했다. 환경경영자발협약을 추진하는 병원급 의료기관 10개를 대상으로 개별 의료기관에 최대 1000만원 범위에서 환경경영 진단 및 시스템 구축, 환경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병원장의 환경경영 추진 의지를 북돋고 민관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환경부·병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간에 환경경영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2013·2014년에 대형 병원 12곳, 중소형 병원 9곳이 협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서는 대형병원 4곳, 중소형 병원 5곳이 체결했다.

 또 2013년부터 협약 체결 병원 및 참여 희망 병원의 관계자, 학계·협회·산업계 전문가 등으로 환경경영협의체를 구성해 추진 프로세스, 성과관리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협의체는 해마다 4차례 열리고 있다.

 또 이번에 아시아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HCWH와의 업무 협력체계 논의와 국내 병원 가입 지원 등 협업을 통한 국내 친환경병원의 글로벌화 모색, 친환경병원 사례집 배포 등 홍보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 환경경영 확산은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사전에 예방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민과의 접점에 있는 공공·사회 서비스 분야의 특성상 서비스 이용자의 환경 의식 고취와 환경생활 실천을 유도 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2013년 한국친환경병원학회가 창립돼 보건·의료 녹색환경 및 병원산업 환경정책에 대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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