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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위안부 보도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극우 반발에 강사직 해직 위기

중앙일보

입력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도로 일본 우익의 공격을 받아온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57) 전 아사히 신문 기자가 재차 소속 대학으로부터 해고당할 위기에 놓였다. 우에무라가 비상근 강사로 재직 중인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호쿠세이가쿠엔(北星學園)대학은 내년에 고용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인에 통보했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호쿠세이카쿠엔 다무라 신이치(田村信一) 학장은 우에무라와 그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신변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학내 경비 비용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점 등을 설명하며 “고용 중단을 요구하는 교직원도 많다. 계약 중지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우에무라는 계속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무라 학장은 지난해에도 테러 위협에 따른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우에무라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폭력적 협박으로 인사가 좌우되면 헌법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가 손상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계약을 1년 연장했다. 대학 측은 계약 연장 여부를 다음 달 중에 결정할 전망이다.

우에무라는 아사히 신문 기자 시절인 1991년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보도했으며, 지난해 일부 주간지 기사 등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호쿠세이가쿠엔 대학에도 협박 e메일이 전달됐다. 우에무라는 주간지 기사로 인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았다며 주간지 출판사와 필자를 상대로 손해 배상과 사죄 광고 게재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호쿠세이가쿠엔 대학에선 국제 교류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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